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새로운 플래그십 '폴스타 5'를 공개했다. 이 차는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전기차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폴스타 5의 출발점은 2020년 공개된 '프리셉트' 컨셉트카다. 당시 이 차를 본 기자의 첫 느낌은 '양산 불가능'이었다. 지나치게 낮고 미래적인 디자인 때문이었다. 하지만 5년 후 등장한 실제 차량은 컨셉트카와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

양산을 위해 포기한 것은 B필러 없는 구조와 역방향 개폐 도어뿐이다. 나머지는 거의 그대로 구현됐다. 이는 컨셉트카와 양산차 사이의 괴리가 큰 업계 관행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다.

폴스타 5를 자세히 살펴보면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실내 섬유 구조에 쓰이는 천 하나를 고르기 위해 90번의 테스트를 거쳤다는 일화가 이를 보여준다. 91번째 시도에서야 만족할 만한 소재를 찾았다고 한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진정성이 느껴진다. 아마섬유로 만든 탄소섬유 대체재, 폐어망에서 추출한 합성소재로 제작한 카펫, 재활용 플라스틱 헤드라이너 등이 실제로 적용됐다.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긴 셈이다.

성능 수치는 인상적이다. 기본형도 748마력을 내며 정지상태서 시속 100km까지 3.8초가 걸린다. 상위 모델은 884마력으로 이를 3.1초까지 단축한다. 2톤이 넘는 무게를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충전 성능도 주목할 부분이다. 800V 시스템으로 최대 350kW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112kWh 배터리를 10-80%까지 충전하는 데 22분이면 충분하다.

이번 모델에는 폴스타 최초의 자체 플랫폼인 'PPA'가 적용됐다. 모회사인 볼보나 지리차의 기존 플랫폼에서 벗어나 독립적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폴스타의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2분기에만 10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고, CEO도 최근 교체됐다. 판매량은 유럽에 77%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SUV 일색인 시장에서 세단으로 승부를 건 것은 나름의 계산이 있어 보인다. 폴스타 5의 뒷좌석은 마세라티 폴고레 같은 경쟁 모델과 달리 실제로 어른 4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긴 휠베이스를 활용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폴스타는 유럽 24개 시장에 먼저 출시한 후 미국, 캐나다, 한국, 중국 순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스타 5가 보여주는 것은 기술력만이 아니다. 컨셉트카를 거의 그대로 양산하는 실행력, 91번의 시도 끝에 얻은 완벽주의, 진정성 있는 지속가능성 추구 등이 종합된 결과물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고 완성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폴스타 5가 증명하고 있다. '될 수 있는 만큼'이 아니라 '되어야 하는 만큼' 하는 자세의 차이가 결국 시장에서 승패를 가를 것이다.

Copyright © 구름을달리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