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에도 못 웃은 ‘현대차·삼바·KB금융’

최동훈 기자 2026. 5. 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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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5개, 시총 감소해 코스피 역행
전쟁 여파에 파업·정책 이슈 겹쳐 투자자 관심 더욱 감소
증권가 “반도체가 코스피 상승 견인, 이외 업종은 못 따라가”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코스피 지수가 6000에 도달한 지 2개월여 만에 7000을 돌파해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등 일부 종목의 시가총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종목들은 같은 기간 상승세를 보인 종목과 비교해 이란 전쟁에 더 큰 악영향을 받거나 파업, 사업 여건 악화 등 개별 이슈에 노출됐단 평가를 받는다.

7일 한국거래소 데이터 마켓 플레이스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은 지수 7000을 돌파한 전날 장마감 기준 6056조7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총은 지수 6000을 처음 돌파했던 지난 2월 25일 5015조8990억원을 기록한 후 2개월여 지난 전날 1040조8785억원(20.8%) 증가했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1555조1101억원)와 SK하이닉스(1141조365억원)가 각각 29.1%, 57.3% 증가했고 삼성전자우(30.8%), SK스퀘어(68.2%), LG에너지솔루션(13.2%), 두산에너빌리티(23.1%)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3.85%), 삼성바이오로직스(-14.35%), 기아(-21.16%), KB금융(-5.25%), 신한지주(-4.39%)의 시총은 감소했다. 시총 규모로 상위 20위 안에 드는 코스피 종목 중 다섯 종목만 감소폭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2월 25일 처음 6000을 처음 달성한 후 지난 6일 7000을 돌파하기까지 시가총액이 감소한 종목들을 정리한 표.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현대차·기아·삼바, 전쟁 여파 부각···KB·신한, 반도체 인기에 관심 줄어

현대차와 기아는 전쟁 발발 후 본업인 자동차 사업의 수출 성과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쟁 여파로 양사의 사업 비용 증가, 수익성 감소, 완성차 수요 저하 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양사는 전쟁 기간 중 고유가 기조 속에서 친환경차 경쟁력을 확보한 점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져 양사의 사업 변동성이 커지고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단 분석이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4일 배포한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가 미국 관세정책 충격을 회복할 가능성이 올해 환율 변동성, 수요 침체, 원재료비 인상 등 변수로 인해 일부 훼손됐다"며 "일차적으로는 환율이 하락해야 판매보증비를 환입하고 원재료비 인상폭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서 실적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전면 파업을 개시한 지난 1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앞을 보행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현지 사업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주가가 흔들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주력 수출하는 시장인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사 후 첫 노동조합 파업에 직면함에 따라 주가 흐름이 발목잡혔단 해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달 28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지난 1~5일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노동조합이 지난달 말 부분파업을 개시하기 전후 4거래일간 주가는 3.80%(5만8000원)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타 업종 종목에 비해 높은 외국인 주주 비율을 나타내고 있어 대외 변수에 취약하단 평가를 받는다. 이란 전쟁과 같은 부정적인 변수가 발생하면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하는 경향을 보여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단 분석이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전날 기준 75.68%, 61.30%로 현대차(27.29%)나 삼성바이오로직스(12.25%)보다 훨씬 높다. 코스피 지수가 6000에서 7000으로 상승하는 기간 동안 KB금융의 외국인 지분 보유량은 해당 기간 465만3465주 감소했다. 신한지주의 외국인 지분 보유량도 같은 기간 131만6793주 줄었다.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관. / 사진=KB금융지주

전쟁 여파로 기업 대출의 연체 가능성이 커진 한편,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정책이 이어지는 점도 은행 계열사를 둔 두 종목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단 해석이 나온다.

두 종목의 주가엔 또 다른 주력 계열 분야인 보험업의 실적도 작용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지난 1분기 증권 활황 등에 힘입어 역대 분기 중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보험 계열사가 부진한 것으로 알려진 후 주가가 보합세를 보이기도 했다.

KB금융은 이 가운데 2017년 이후 8년여 만에 삼성생명에게 금융주 시총 1위란 타이틀을 넘겨주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전날 시총 59조6000억원을 기록해 KB금융을 제치고 14위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현재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8.51%)의 가치가 급등하고, 삼성전자의 특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주가를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17일 KB금융, 신한지주를 포함한 은행주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은행업 지수(KRX은행)가 올해 코스피 수익률을 하회한 이유로 이란 사태로 인해 국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또한 반도체 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감 때문에 (은행주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가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지수 7000 달성을 기념해 제작된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 증권사 연구원 "AI 데이터센터와 관련성 낮은 산업엔 신중히 접근해야"

투자자들이 이란 전쟁에 심리적으로 적응하고 국내 증시 투자를 재개한 모양새지만 투자 대상은 반도체, 우주항공 등 일부 업종에 편중된 상황이다. 지난 2월 25일 이후 전날까지 KRX 자동차(-3.99%), KRX 헬스케어(-16.71%), KRX 은행(-8.13%) 등 일부 섹터별 주가지수는 하락폭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타 업종의 주가 회복 모멘텀이 필요하단 증권가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란 전쟁이 종전되더라도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별 종목의 상승세를 기대하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이외 업종들은 코스피 상승을 좇아가지 못하고 있고 향후 종전되더라도 소비주, 코스닥이 소외받는 현상이 상반기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관련성이 낮은 산업에 대한 접근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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