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생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등어는 그야말로 ‘국민 생선’이다. 구워도 맛있고, 조려도 밥도둑이며, 찌개나 회로까지 즐길 수 있어 활용도 면에서 독보적이다. 하지만 국민적 사랑에 비해 국내 어획량은 늘 부족했다. 남획과 기후 변화로 씨가 말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한국인들의 밥상에 오를 고등어 공급을 위해 해외 자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 눈길이 향한 곳이 뜻밖에도 북유럽 노르웨이였다.

노르웨이에선 외면받은 생선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 고등어 어획국 중 하나지만 정작 현지에서는 청어나 연어의 인기가 훨씬 더 높았다. 고등어는 지방이 많고 보관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현지인들에게는 외면받기 일쑤였다. 노르웨이에서 잘 팔리지 않는 고등어는 사실상 ‘찬밥 신세’였고, 수출 대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이 틈을 발견한 한국은 “먹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달라”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수입을 시작했다. 한국인 입맛과 맞아떨어진 노르웨이 고등어는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환영을 받게 되었다.

큰 크기와 풍부한 지방으로 각광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한국 시장에서 반응을 일으킨 이유는 명확했다. 같은 종이라도 해역 차이로 인해 노르웨이 고등어는 크기가 크고 지방 함량이 높았다. 구워 먹을 때 살이 촉촉하고 풍미가 살아나, 오히려 국내산보다 선호도가 높아졌다. 명절이나 제사상에도 빠지지 않고 오르는 주요 생선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인들의 특수한 수요를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 수입 거래를 넘어, 특정 국가 소비층의 식습관을 중심으로 글로벌 어종 가치가 재조명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국 전용 라인까지 만든 노르웨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노르웨이도 대응 방식을 바꿨다. 단순히 수출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한국 전용 가공 라인을 만들고 부산항까지 직송하는 수출 전용 루트까지 구축했다. 이는 한국을 사실상 ‘특별 고객’으로 대우한 것이다. 양국 간 고등어 교역은 어느덧 전략적 산업 협력 수준으로 발전했다. 한국 수산 시장에서는 절반 이상이 노르웨이산 고등어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는 고등어를 통해 맺어진 독특한 소비·생산 파트너십으로 평가받는다.

위기 속에서도 유지된 수출량
브렉시트 이후 영국 해역에서 조업 제한이 강화되면서 노르웨이 수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수출량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노르웨이는 한국으로 가는 물량만큼은 줄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변동이 있었지만 한국으로 가는 공급은 거의 영향이 없었다. 이는 단순한 실리적 관계를 넘어선 ‘고객 우선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 과정에서 노르웨이와 한국은 의도치 않게 식탁으로 이어지는 ‘고등어 동맹’을 맺게 된 셈이다.

고등어 동맹을 미래로 이어가자
오늘날 한국인의 밥상 위 고등어의 절반 이상은 노르웨이산이다. 이는 단순한 수입 거래가 아니라, 양국의 식문화와 수산업이 서로에게 윈윈 효과를 낸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은 안정적인 고등어 공급을 확보했고, 노르웨이는 기피되던 어종을 효자 품목으로 만들어 수산업 구조를 튼튼히 할 수 있었다. 이제 이 고등어 동맹은 식탁을 넘어 식량 안보, 나아가 지역 수산업 협력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도 바다 자원을 지혜롭게 나누며,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든든한 동맹 관계를 함께 이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