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언박싱] 앤디 워홀이 영화까지 만들었다… 로고 없는 명품의 ‘조용한 속삭임’

김수연 2026. 3. 3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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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가 베네타 홈페이지 캡처

<22> 보테가 베네타


한줄 한줄 장인의 손으로 엮는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기법의 가죽 백. 로고도 없고, 할인도 없이 럭셔리 소비층을 매료시켜 온 보테가 베네타의 상징이다.

보테가 베네타는 1966년 미켈레 타데이, 렌초 첸자로라는 가죽 장인 두 명이 이탈리아 북부 도시 비첸차에 차린 가죽 공방에서 시작됐다. 브랜드 이름도 ‘베네토(이탈리아의 주)의 작은 공방’을 뜻한다.

보테가 베네타는 로고가 없거나, 있어도 최소화한 디자인 덕분에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보테가 베네타는 명성에 비해 요란하지 않았다. 절제된 우아함을 제품의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노(No) 할인’, ‘노 증정’ 원칙을 지키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자부심과 고객의 자부심을 지키는 것을 고집한다.

고집스럽게 조용히 충성고객을 늘려오던 보테가 베네타가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1972년, 뉴욕에 첫 해외 부티크를 열면서다.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엘튼 존 등이 부티크를 찾았다.

단골인 앤디 워홀은 1980년에는 보테가 베네타를 테마로 단편영화를 만들 정도로 이 브랜드에 푹 빠졌다. 이들 문화 아이콘의 사랑에 힘입어 브랜드 인지도도 빠르게 올라갔다.

보테가 베네타의 시그니처가 된 인트레치아토 수공 기법이 소개 된 것은 1975년이다. 가죽을 격자 문양이 되도록 엮는 제작 기법인데, 보테가 베네타를 로고 없이도 알아볼 수 있게 만든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가방과 지갑 등 이 브랜드의 거의 모든 제품이 이 기술로 만들어진다.

보테가 베네타는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색채와 크기로 변주를 주며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안디아모, 까바, 캄파나 등 브랜드의 상징적인 핸드백들이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의 이 시그니처 백들은 로고 없이 조용히 속삭이는 듯하다.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저와 함께하고 있는 당신’이라고. ‘When your own initials are enough(당신의 이니셜만으로 충분할 때)’ 라는 보테가 베네타의 기본 철학은 브랜드를 지속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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