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종달이' 옭아맨 낚시줄 추가 절단 성공
구조단 상태 악화하자 15~16일 이틀간 다시 구조 시도절단 후 종달이 헤엄 속도·유영 자세 한층 자유로워져
[한라일보]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를 10개월 간 옭아매던 낚시줄을 추가 절단하는데 성공했다.
1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로 구성된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이하 구조단)에 따르면 구조단은 지난 16일 오후 종달이 주둥이에서 꼬리까지 몸통에 걸쳐 팽팽하게 감겨 있던 낚싯줄을 절단하는데 성공했다.
구조단은 지난 1월 1차 구조에서 종달이 꼬리 지느러미에 걸려 있던 낚싯줄 2.5m를 제거한 후 수차례에 걸쳐 나머지 낚시줄도 떼어 내고 상처를 치료하려 했지만 좀처럼 성공하지 못했다. 남은 낚시줄이 주둥이에서부터 꼬리까지 연결돼 팽팽하게 감겨 있다보니 종달이는 몸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활처럼 굽은 상태로 계속 살아갔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 15일 종달이 움직임이 둔해지고 평소보다 수면에 오래 떠 있는 등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구조단은 다시 긴급 구조를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구조단과 해양동물구조치료기관은 유영 행동과 반응을 지켜본 끝에 포획이 여의치 않을 경우 몸통에 걸린 남은 낚싯줄을 우선 절단해 움직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생존 확률을 높이는데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구조단은 이런 결정을 토대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구조에 나서, 장대 칼날로 낚시줄을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구조단은 낚시줄이 절단되자 종달이의 헤엄치는 속도와 잠수 시간, 유영하는 자세 등 움직임이 한층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달이 주둥이와 꼬리 쪽에 여전히 낚싯줄 일부가 감겨 있는 것으로 추정돼 구조단은 앞으로 상태를 면밀히 지켜보며 추가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조단은 "종달이 고통을 줄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적극적으로 개입해 선제적으로 구조하는 '능동 구조' 방식을 도입했다"이라며 "앞으로도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구조로 낚싯줄과 폐어구에 의한 해양동물 피해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종달이는 지난해 11월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상에서 처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종달이 입과 지느러미, 꼬리 쪽 등에 폐어구가 감겨 있었으며 신음 속에 살아가는 종달이의 모습이 공개되자 해양수산부는 구조를 위한 포획을 허가했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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