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보다 낮다고요?"...'세계평화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이 차지한 의외의 순위
2023 세계평화지수 보고서
33위 대만, 41위 베트남보다 낮은 점수 받은 한국
한국은 밤에도 여성 혼자 밤거리를 걷는 것이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몇 안되는 '치안 좋은 나라'로 알려져있습니다. 당연히 '세계 평화 지수'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되는데요.
2023년 6월 28일(현지시간) 호주 민간 연구기관 경제평화연구소(IEP)가 발표한 ‘2023 국제평화지수(Global Peace Index 2023)’에서 한국이 의외로 낮은 순위에 오르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IEP는 매년 사회 안전과 안보 수준, 진행 중인 국내외 갈등의 정도, 군사화의 정도 등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163개 국가와 영토를 평가해 '세계평화지수'를 산출합니다. 1~5점 척도로 점수가 나오는데 낮으면 낮을수록 평화롭다는 의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나라로는 아이슬란드가 1.124점으로 15년 연속 1위로 선정됐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살인 등 강력 범죄는 연 평균 1.5건 밖에 발생하지 않는데요. OECD 가입 국가 중에서도 범죄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에 이어 덴마크, 아일랜드, 뉴질랜드, 오스트리아가 2~5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싱가포르,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일본, 스위스 순이었습니다.
한국 43위, 대만·베트남보다 낮아
한국은 1.763점으로 43위에 올랐는데요. 33위인 대만, 41위인 베트남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아 다소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는 8위에 해당합니다.
범죄 위험(1.704), 살인사건(1.300), 무기접근성(1.000) 등에서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군비(2.185), 무장병력(2.981) 등 군사력과 관련해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요.이웃나라와의 관계에서는 4점을 받아 남북 갈등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악화된 관계 노선을 걷고있는 대만이 33위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의 평화상태는 좋다고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총기 소지가 허용되는 미국은 2.448점을 받아 131위에 머물렀는데요. 아이티(129위), 남아프리카공화국(130위), 브라질(132위) 등 치안 상태가 나쁜 것으로 소문난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북한은 149위로 최하위권 수준
한편 북한은 149위로 최하위권 수준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4순위가 상승한 수준이었는데요. 군비, 무장병력, 핵무기 등 군사력과 관련된 항목에서 가장 최악을 의미하는 5점을 받았습니다.
북한의 군비지출액은 국내총생산의 33.4%를 차지합니다.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군비지출 비율 36.9% 다음으로 높은 수치인데요. 북한의 전체 군비지출액은 2천113억 달러로 미국 8천210억 달러, 중국 4천390억 달러, 인도 2천489억 달러에 이어 4번째로 높았습니다.
가장 낮은 순위 5개국에는 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남수단,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었습니다. 최하위 국가는 6년 연속 아프가니스탄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내전과 테러로 인해 많은 사망자와 난민이 발생했으며 사회 안전 및 안보 지수도 최하위였습니다.
전 세계 163개 나라·지역 가운데 84곳이 전년보다 평화로워진 반면 79곳의 평화 상태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로 17년째 세계평화지수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 IEP는 지난 15년간 세계 평화 지수는 점점 감소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