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 창간 19주년 특별기획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CEO들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하반기 주요 이슈(디지털 전환, 세법 개정 대응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시험대에 오른 CEO의 리더십으로 풀어냅니다.

KB증권이 올해 상반기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가며 대형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순이익은 3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지만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는 181.9%를 기록해 여전히 비용 대비 수익 창출력이 높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인식으로 순익이 감소했음에도 투자중개,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운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둔 점이 특징이다.
"투자중개·IB·운용, 흔들림 없는 성과"
8일 KB증권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투자중개 부문에서 주식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점유율 8%대를 유지했다. 전국 지점망과 KB 브랜드 파워가 뒷받침됐다. 자산관리 부문은 아직 점유율이 낮지만 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강화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IB 부문은 PF 충당금 부담에도 버텼다. ECM·DCM(주식자본시장·부채자본시장)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도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DCM은 12년 연속 최상위권을 지켰다. PF 관련 비용이 늘었지만 비부동산 기업금융에서 성과를 확대하며 기조를 유지했다.
운용 부문은 금리 하락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ETF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확대하면서 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발행어음 잔액은 10조5000억원으로 자본 대비 200%까지 운용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했다.
투톱 체제 다졌다…"김성현은 IB, 이홍구는 WM"
성과 이면에는 공동대표 체제의 리더십이 있었다. 김성현 대표는 IB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IB는 효율적 자본활용 문화를 정착해 수익성 중심 독보적인 No.1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구 대표는 WM과 리테일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WM은 고객 기반의 질적 성장으로 주력 비즈니스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자산 확대보다 고객 신뢰를 강조한 메시지였다. 실제 KB증권의 WM 금융상품 자산은 59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두 대표의 서로 다른 색깔은 결과적으로 안정성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시너지로 작용했다.

남은 과제는 '부동산PF, 위험익스포저'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51%에 달한다. PF 비중이 78%로 높아 총량 자체가 부담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자산은 1조909억원으로 늘었고 순요주의이하자산/자본 비율은 10.6%를 기록했다. 충당금 적립률은 35%로 업계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위험익스포저도 다소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자본 대비 260.8%로 대형사 평균(230.5%)을 웃돌았다. ETF 출자금 증가가 원인이지만 지표상 부담은 여전하다.
유동성 측면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유동성비율은 121.0%, 조정 유동성비율은 101.5%로 잠재 부담에 대응할 여력이 있다. 발행어음 차환 위험은 존재하지만 그룹 지원과 시장 신인도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두 대표는 신년사에서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해 고객 중심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글로벌 사업 확장, ESG 가치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KB증권 관계자는 "AI 통합금융플랫폼 '캐비 AI'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구축을 추진 중이며 내부 검증을 거쳐 대고객 투자관리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업계 최초로 선보인 'Stock AI'를 비롯해 M365 Copilot 기반 사내업무 에이전트까지 고도화해 디지털 혁신과 고객 가치를 동시에 높이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