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토, 간편결제 '전면전'…하루 1조원 규모 '오프라인' 달군다

챗GPT가 스마트폰 가게에서 고객이 간편결제하는 모습을 구현했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간편결제 시장의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하루 평균 서비스 이용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이른바 '네카토'로 일컬어지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으로, 이들이 선보이는 금융기술(핀테크) 서비스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으로까지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거래된 하루 평균 금액은 9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평균 이용건수도 3072만건으로 12.3% 늘었다. 빅테크들도 속속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가운데 네이버페이는 최근 10주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커넥트'를 공개했다.

커넥트는 현금, 신용카드 등 일반적인 결제 수단부터 QR·마그네틱보안전송(MST)·근거리무선통신(NFC), 얼굴인식 기반의 '페이스사인' 결제까지 가능하다. 네이버페이는 커넥트를 올해 안에 출시하기로 했다. 온오프라인 결제를 연동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디지털금융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커넥트에 대해 "새롭게 도입되는 결제 기술도 모두 수용하는 디바이스"라며 "모든 가맹점이 가장 선도적인 결제·예약·주문 등의 서비스를 방문객에게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스는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인 '페이스페이'로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초 일부 편의점 매장에서 페이스페이를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시내의 2만개 가맹점으로 대상을 넓혔다. 업종도 카페, 음식점, 미용실, 학원, 헬스장 등으로 다양해졌다.

토스의 자회사 토스플레이스도 결제 단말기 '토스프론트'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키오스크 모드, 토스 테이블오더, 토스포스 등 가맹점맞춤형 기능으로 자영업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비용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토스의 결제 단말기는 2023년 출시 이후 2년 만에 가맹점 수 10만곳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체 가맹점 수만도 113만곳에 이른다. 더욱이 삼성페이(300만곳), 제로페이(110만곳)와의 연동을 고려하면 카카오페이를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단말기가 아닌 서비스 형태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3월 바로결제상품권 서비스 '굿딜'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 전문기업 코나아이와 함께 '경기지역화폐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화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의 약진이 지속되면서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쓱페이(SSG페이)'와 스마일페이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가 성사되면 카카오페이의 영향력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상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오프라인 시장이 각광 받는 것은 소비자의 결제 방식이 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비대면·대면 결제 방식이 실물카드보다 현장에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기기별 이용 규모 추이를 보면 실물카드는 47.6%에 그쳤지만 모바일기기 등은 52.4%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지급액은 실물카드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한 반면 모바일기기 등은 직전연도와 비교해 5.5% 증가한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가 주 결제수단이 되려면 온라인뿐 아니라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간편결제 회사들이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으로 활발히 확장하는 것은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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