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 2024] ‘요리용디’의 최용수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최근 소셜미디어 소통의 대세는 '숏폼'이다. 1분 이하의 짧은 영상을 휙휙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찰나로 500만 명의 시선을 사로잡은 크리에이터가 있다.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군침 도는 요리 과정을 보여주는 '요리용디'(본명 최용수)가 그 주인공이다.

얼핏 요리 채널 같지만 영상에 담긴 짧은 이야기로 코미디를 연출한다. 특히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적재적소 활용하고, 레시피를 2배속으로 박진감 있게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최용수씨가 자신의 콘텐츠를 '엔터테인먼트' 채널이라고 소개한 이유다. 그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되 용디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며 "탕후루, 두바이 초콜릿이나 요아정처럼 최신 유행 소재를 다루더라도 용디의 세계관에서 표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수씨는 현재 전업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10월 기준 요리용디를 포함해 누적 콘텐츠 조회 수가 50억 회, SNS 구독자 500만 명이 넘은 상태다. 하지만 그 역시 처음부터 크리에이터로서 탄탄대로를 밟은 건 아니었다고 한다. 시사저널은 10월15일 최용수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크리에이터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오래전부터 도전했다. 그 전에는 뮤지션, 뮤지컬 연출가, 영화 시나리오 작가, CF감독을 거치며 저만의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유튜브에 첫 채널을 개설한 건 약 10년 전이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제 영상과 음악을 올렸지만 반응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10년간 여러 채널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결국 '제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보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 결과가 '요리용디'고, 저는 '용디'로 알려지게 됐다."
채널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게 채널의 목표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하면 결과적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수 년 동안 쉬지 않고 꾸준히 콘텐츠를 제공한 것도 제가 시청자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비결이다."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채널 운영에 우여곡절도 있었을 것 같다.
"채널을 키우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 2020년 이후 숏폼의 시대가 오면서 플랫폼에 공급되는 콘텐츠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변화 속도도 너무 빨라서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게 때론 벅차기도 하다."
그러한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나.
"그동안 주요 콘텐츠 포맷을 최소 한 분기마다 바꿔왔다. 할머니, 호랑이 등의 부캐(부캐릭터)가 출연한 시즌, 용디 후배가 출연한 시즌, 야외 캠핑요리를 시도한 시즌, 100원짜리 vs 10만원짜리 요리를 했던 시즌 등이 흥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내레이션을 제거하고 ASMR을 시도했을 때인데, 한 편에 조회 수 5000만 회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요리용디의 가장 큰 특징은 리듬감 있는 내레이션이기 때문에 일부 팬들이 실망하며 구독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때 조회 수나 구독자 증가가 콘텐츠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느꼈다.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최근 '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영세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행보가 인상적이었다.
"저 또한 작은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뉴스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중소기업들이 속절없이 무너져가는 사태를 보고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돈가스를 만드는 피해 업체를 찾아가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피해 복구에 도움을 드렸고 해당 과정을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획 의도가 잘못 해석돼 시청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 등을 고려해 업로드는 하지 않았다."
콜라보도 많이 하고 있는데 수익을 염두에 둔 활동에도 관심이 많은가.
"돌아보니 요리용디 채널에서만 브랜디드 콘텐츠를 100건 이상 진행했더라. 대부분의 수익은 콘텐츠에 재투자했고 덕분에 더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제 콘텐츠를 즐기는 시청자를 볼 때 가장 기쁘고, 제가 소개한 브랜드의 매출이 올라갈 때 보람을 느낀다."
크리에이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크리에이터는 자기 세계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신기하고 재밌는 직업이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시도해 보길 바란다. 일이 잘 안 풀리더라도 그 과정에서 분명히 배우는 게 있다. 크리에이터의 성공이 구독자나 좋아요 수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내 콘텐츠가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닿아 어떤 울림이라도 줄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
'2024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보다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 국민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 추천
새 시대의 '희망·요구·과제' 상징, '대한민국 권력 지도' 움직일 우리의 자화상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구약성경 전도서 1장)." 성경의 오래된 말처럼 흘러가는 시간은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 물론 권력은 스스로 물러나는 법이 없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 새로운 리더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과제를 담아내며 스스로 새로운 권력의 상징으로 떠오른다.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24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등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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