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美 '국빈방문' 정상은 佛 마크롱

김태훈 2022. 9. 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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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의 국빈방문(state visit)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프랑스를 배제한 채 미국·영국·호주 3국 간에만 이뤄진 '오커스'(AUKUS) 협약 이후 악화한 양국관계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난해 오커스 발족으로 불거진 미국·프랑스 갈등이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방문으로 완전히 해소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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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에 외국 국가원수 국빈방문 미뤄
마크롱 초청하며 "佛, 우리의 가장 오랜 동맹"
'오커스' 출범으로 불거진 앙금 다 해소된 듯

미국이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의 국빈방문(state visit)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프랑스를 배제한 채 미국·영국·호주 3국 간에만 이뤄진 ‘오커스’(AUKUS) 협약 이후 악화한 양국관계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오는 12월1일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국 정상의 미국 국빈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들어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을 미뤄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러시아,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왜 프랑스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첫 국빈방문 자격을 얻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프랑스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동맹국(oldest ally)”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과 프랑스의 긴밀한 관계는 양국이 공유하는 민주적 가치, 경제적 연계, 그리고 국방·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에 토대를 두고 있다”며 “두 나라 정상은 회담에서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에 맞서 지속적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이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뜻하는 문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마크롱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으나, 정작 눈에 띄는 성과는 거의 없어 ‘러시아 편을 든다’ ‘러시아에 이용만 당한다’ 등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한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를 ‘제국주의 국가’라고 규정하며 푸틴을 강력히 성토하는 모습으로 국제사회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 이 점이 프랑스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첫 국빈방문 자격을 얻은 주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가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국’이란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영국 식민지이던 18세기 독립전쟁 과정에서 프랑스의 도움을 입었다. 물론 프랑스는 미국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라이벌 영국이 싫어서 미국의 독립을 지원한 측면이 크지만, 아무튼 미국은 강력한 육군과 해군을 보낸 프랑스 덕분에 영국군을 물리치고 독립국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오늘날 미국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 앞 광장에 독립전쟁 당시 미국 편에서 싸운 프랑스 장군 이름을 딴 ‘라파예트(Lafayette) 광장’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21년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당시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커스 결성 과정에서 프랑스에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은 부적절했다”고 마크롱 대통령한테 사과했다. AP연합뉴스
일각에선 지난해 오커스 발족으로 불거진 미국·프랑스 갈등이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방문으로 완전히 해소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오커스는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호주가 태평양에서 미·영과 더불어 중국 해군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문제는 호주가 몇 해 전에 프랑스로부터 핵추진 방식이 아닌 재래식 잠수함 여러 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오커스 체결로 인해 프랑스는 호주에 잠수함을 납품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며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동맹의 뒤통수를 때리는 짓”이라고 격분하며 미국과 호주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의 소환이란 강수를 뒀다.

당황한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방문한 김에 그곳의 프랑스 대사관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나 사과했다. 호주는 프랑스에 거액의 위약금을 지불하고 가까스로 화해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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