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한국에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 서비스를 곧 출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테슬라코리아가 이달 12일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FSD 감독형, 다음 목적지: 한국, 곧 출시(Coming Soon)"라는 메시지와 함께 국내 도로에서의 자율주행 시연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이는 한국 시장에 FSD 출시 계획을 공식화한 것이 처음으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이제 한반도에 상륙할 채비를 갖추었음을 의미한다.

>> 실제 한국 도로에서의 자율주행 시연, 구체성 더하다
테슬라가 공개한 영상에는 테슬라 차량이 서울의 추정 주차장과 도로에서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은 상태로 자동 차선 변경, 교차로 통과, 자동 주차 등을 수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차량은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네비게이션을 따라 주행하며,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도 능숙하게 움직였다. 테슬라코리아는 해당 영상에 "미국에서 수입된 미국 규격 시제품 차량을 사용해 안전 운전자가 테스트 단계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여, 현재 한국에서의 실제 테스트가 진행 중임을 암시했다.
감독형 FSD는 완전한 자율주행과는 달리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와 개입이 필요한 'Level 2~3' 수준의 기술이다. 테슬라코리아는 "감독형 FSD는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이 아니며 모든 장애물, 도로, 교통상황을 완벽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 운전자는 항상 주의를 유지하고 즉시 제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미국에서 지난해 7월 일반 소비자에게 처음 배포된 버전으로, 차량이 독자적으로 가속·제동·조향 결정을 내리지만 운전자의 감독이 전제되는 형태다.
>> 한국이 아시아 첫 출시국 될 가능성, 시장의 주목 집중
테슬라의 FSD 확장 전략을 보면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현재 FSD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유럽과 중국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FSD 시험 주행에 돌입했는데, 한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FSD 감독형의 첫 상용화 국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전략 결정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 지난 9월 26일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Regulation 171로 '운전자 지원 시스템(DCAS)'에 관한 새로운 국제 기준을 공식 발효시키면서, 감독형 자율주행의 법적 근거가 국제적으로 확립되었다는 점이다. 둘째, 한국이 '자율주행차 상용화 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자율주행 기능의 운용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셋째, 테슬라의 인공지능 기반 '엔드 투 엔드(End-to-End)' 신경망 모델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 테슬라 모델Y, 한국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한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위상 변화를 보면 FSD 출시의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Y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경쟁력 있는 사양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5년 1~10월 테슬라 모델Y 누적 판매량은 3만7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0.3% 증가했다. 이는 수입차 단일 모델 연 판매량 3만대를 넘긴 한국 수입차 시장 사상 처음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모델Y가 BMW 520(1만2408대)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025년 1~10월 약 2만2,000대 추정)에 비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2025년 1~10월 기준, 모델Y 롱레인지까지 합산하면 총 4만747대가 판매되어 테슬라 전체 판매량 4만7962대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2025년 1~10월 전기차 등록대수가 19만522대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신규 전기차 구매자 5명 중 약 1명이 테슬라 모델Y를 선택한 셈이다.

>> 국내 소비자에게 FSD 본 기능 제공, 기술 격차 해소
현재 한국 테슬라 오너들은 FSD 옵션을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나 중국 등에서 제공되는 핵심 기능들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OA), 자동 차선 변경, 자동 주차 등 기본 기능만 활성화되어 있다. FSD의 핵심인 도시 주행 모드—교통신호 인식, 정지 표지판 제어, 도시 도로 자동 조향 등—은 여전히 비활성화 상태이다. FSD 감독형 출시는 이런 기능적 격차를 해소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이미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 차량의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T맵의 경로 안내 그래픽을 연동하고, 한국 고속도로 톨게이트 위치를 인지하여 자동으로 감속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또한 신호등 정보 수집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원격 차량 호출 기능도 시험 중이다.
>> 규제 환경 성숙, 미국 규격 차량부터 시작할 가능성
FSD 한국 출시 시 고려할 사항은 차량 인증 절차다. 한국 시장에 판매되는 테슬라의 80% 이상이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중국 규격 차량인데, 이들이 한국의 안전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첫 단계에서는 미국 규격 차량을 중심으로 FSD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산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해 자동으로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 전문가는 "감독형 FSD는 기술적으로 한국 도입이 가능하지만, 국내 도로법과 안전 기준과의 충돌 가능성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공식적으로 테슬라의 FSD 도입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했으며, 기업의 자기인증제도를 활용하여 FSD 기능 배포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 자율주행 시대의 새로운 장 열려, 한국이 아시아 선도국 되나
테슬라의 FSD 한국 출시는 단순한 신기능 추가를 넘어 한국 자동차 산업과 도로 교통 생태계 전체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FSD가 활성화되면 한국의 도로 주행 데이터가 테슬라의 글로벌 인공지능 학습 시스템에 반영되어 향후 완전 자율주행(Level 4) 전환에도 기여하게 된다.
한국이 이미 2020년 세계 최초로 Level 3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 기준을 법제화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Level 4의 경우 독일이 2021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를 허용했으며, 일본도 Level 4 법규를 정비했다. 정부가 2027년을 Level 4 상용화 원년으로 목표 삼고 있으며,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문제 해소에 대한 가시적 합의가 전제될 경우, 향후 1~2년 내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제한적 형태의 FSD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테슬라의 FSD 한국 상륙은 한국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실제 시장 상용화에서도 글로벌 경쟁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FSD 감독형을 경험하게 될 한국의 운전자들과 자동차 산업이 이 변화를 어떻게 맞이할지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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