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이슈] 흔들리는 공급망…약국가 덮친 '품절·반품·지연' 삼중고
약가 인하·소모품 차질 겹치며 약국 운영 부담 확대

조용히 번지는 '품절' 신호…감기·코로나 겹치며 수요 증가
최근 감기 환자 증가에 더해 코로나19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약국 현장에서 관련 의약품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아직 대규모 품절 사태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일부 품목에서 공급 불안 신호가 감지되며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교차가 큰 날씨와 호흡기 질환 확산으로 감기 증상 환자 방문이 증가하면서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외용 스테로이드제 등의 수요도 동반 확대되고 있다. 특히 소아 환자 증가로 현탁액 형태 해열제는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일부 품목은 이미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더모베이트액 25ml'가 품절 상태에 들어갔으며, 5월 초 재공급이 예고됐지만 대체 용량인 50ml 제품 역시 확보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동일 성분·제형 제품이 제한적인 만큼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환자 불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당분간 소폭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향후 4주간 증가를 전망하면서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 수준에서는 큰 위협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열제 생산·수입 및 재고를 점검 중이며, 아세트아미노펜 수급에는 현재 특이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포장재 애로에 대해서는 행정지원이 진행 중이다.
얼리다·펠루비 인하…설글리코타이드 급여 삭제, 반품 주의
5월 약가 변동이 예정되면서 약국가의 반품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변동에는 인하폭이 큰 주요 품목들이 포함됐다.
한국얀센 '얼리다정'은 사용량-약가연동협상 결과 약 29.3% 인하되며, 한국쿄와기린 '올케디아정'은 함량별로 약 2% 수준 조정된다. 여기에 대원제약 '펠루비' 계열은 행정소송 종료에 따라 즉방형 제제가 40%대 중반 인하되는 등 가격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급여 삭제도 함께 진행된다. 설글리코타이드 성분 의약품은 임상 재평가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급여에서 제외되며, 5월 중 급여목록에서 완전히 삭제될 예정이다. 약 100억원 규모 시장이 사실상 소멸 단계에 들어간 상황이다.
인하와 삭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유통 대응도 복잡해졌다. 일부 품목은 최근 매출 기준 약 30% 수준 자동 보상이 적용되는 반면, 기준 이전 물량은 반품 방식이 병행된다. 자동 보상은 별도 신청 없이 처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조건이 붙는 사례도 있다.

'약포지' 수급 비상…공급 지연에 현장 부담 가중
약포지(조제용 롤지) 품절이 장기화되며 약국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공급 재개 일정이 다시 연기되면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체들은 누적된 미출고 물량 해소를 우선으로 출고 계획을 조정했으며, 5월 중순 판매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기존 주문 물량부터 순차 출고되는 만큼 실제 납기는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약국가는 사실상 한 달 이상 공급 공백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는 4월 초 주문 물량이 아직 입고되지 않았고, 납기가 5월 중순 이후로 밀렸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약사들은 롤지 사용을 줄이고 수조제 비중을 높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조제실 동선을 재구성하고 반자동 포장기를 다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문제는 서비스 질 저하다. 자동조제기 사용 시 제공되던 환자 정보가 수조제에서는 제한되면서 복약 정보 전달 수준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조제 서비스가 과거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환자 불만은 크지 않지만, 공급 지연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불편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약국가에서는 원자재 수급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공급망 정상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