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9천만원 반환" 수성구 할인분양단지 갈등 해소
할인분양으로 갈등을 빚던 대구 수성구 후분양 단지가 분양 대금 반환에 합의했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촉발된 입주민들 간의 갈등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신매동 시지라온프라이빗 정문에는 21일까지 걸려있던 '가압류된 분쟁 중인 아파트입니다'라는 빨간색 현수막이 사라졌다. 대신 '원만한 합의 완료'라는 초록색 현수막이 붙었다.
해당 단지의 시행사와 건설사는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와 내년 8월까지 분양 대금을 반환한다는 합의서에 지난 21일 서명했다. 반환 대금은 각 가구당 약 9천만원이다. 기존 입주민과의 마찰로 신규 계약자가 계약을 꺼리게 되자 시행사와 시공사도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207가구 규모로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한 후분양 단지인 이곳은 2022년부터 할인분양으로 입주민과 마찰을 빚었다. 초기에 계약한 24명은 계약조건이 변경되면 동일하게 소급적용한다는 특약 조건에 따라 매매 계약을 맺었지만 추가적인 할인분양에도 이는 지켜지지 않았고, 비대위를 꾸린 주민들이 분양 대금 반환 소송을 지난달 제기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향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데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며 "약속 이행에 관한 공증 절차까지 마무리하면 소송도 취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인분양 소급적용 조항을 두고 사업 주체와 계약자들이 분쟁을 빚는 수성동4가 빌리브헤리티지는 여전히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미분양 물량이 비교적 빠르게 소진되면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소급적용 조항에 따라 분양 대금 환불을 요구하며 아파트 출입을 막고 있는 기존 입주자와 신규 입주자 간 갈등이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대주단, 시공사,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분쟁 이후 처음으로 만났지만 당시에도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성엽 빌리브헤리티지 비대위원장은 "시공사와 대주단이 기존 입주민과 신규 입주민 사이에 싸움만 붙여놓고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구민수 기자 ms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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