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은 교대 입결… '교원역량·교육의 질' 동반하락 우려

'교권추락' 교육계 후폭풍오나
사진=연합뉴스
경인교대, 수시 학교장추천 합격평균 1.48등급서 2.44등급 낮아져청주교대 일반전형 2등급선 붕괴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임용 규모가 줄고 최근 교권 침해 사례까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교육대학교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교대 비선호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교대 입시 결과 역시 대폭 하락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교원 역량 및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교육 전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경인교육대학교에 따르면 수시 학교장추천전형 최종 등록자의 평균 교과 성적이 2023학년도 1.48에서 2024학년도 2.44로 하락했다.

해당 전형의 2024학년도 모집인원은 240명이었지만 최종 등록인원은 136명에 그치고 말았다. 104명의 학생은 합격을 하고도 등록을 포기했다.

경인교대의 또 다른 수시전형인 교직적성전형의 2024학년도 모집인원은 78명이었지만 추가 합격자만 145명에 달했다.

공주교육대학교와 청주교육대학교의 2024학년도 입시 결과 역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공주교대와 청주교대의 정시 일반학생전형 최종 등록자의 평균 수능 등급은 각각 2023학년도 2.64, 2.53에서 2024학년도 3.14, 3.16으로 떨어지며 2등급 선이 무너졌다.

공주교대의 2024학년도 정시 일반학생전형 최종 등록자의 영역별 등급 현황을 보면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에서 합격 최저 등급은 6등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 메가스터디학원의 정진형 재수정규반 영어과장은 "문과계열 재수생 100여 명 중 교대를 희망하는 학생이 불과 5명이 안 된다"며 "과거엔 적어도 10~15명은 됐는데 지금은 많아 봤자 2~3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문과 재수생 중에선 딱 1명만 공주교대에 진학했다"며 "합격생은 수능에서 국어, 영어, 수학 모두 3등급을 받았다. 과거에 비해 교대 합격선이 매우 낮아진 상황"이라고 수능 성적 분석표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수원 스카이에듀학원의 우다경(20·여) 학생은 지난해 청주교대 신입생으로 입학해 학교를 다니다가 1년 만에 의대 진학으로 진로 방향을 바꿨다.

그는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해서 교대를 지원했지만, 최근 교사 임용 티오는 너무 적고 경쟁은 심해져 이럴 바엔 임용고시 대신 수능을 한 번 더 준비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해 진로를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대에 다닐 때 같은 과에 한 학생은 1년 내내 학교를 오지 않았다"면서 "특히 과학교육과가 학생 이탈이 많은데, 수능날이 되면 한 학년에서 10명 정도가 결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수생 "교대 입학 후 의대 목표
임용고시보다 수능준비가 낫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을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적은 임용 규모’와 ‘교권 침해’라 꼽았다.

정용관 수원 스카이에듀학원장은 "‘임용에 대한 불안정성’이 교대 기피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며 "학령인구 감소로 임용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교대를 나온다고 해도 교사가 될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 임용고시를 합격해도 임용 적체 또한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아울러 전문가들은 교대 비선호 현상과 입시 결과 하락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염려했다.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이기 때문에 교사에게 있어서 학업역량은 중요한 부분"이라며 "교대 입시 결과의 하락은 자연스레 교사와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사에 대한 인식 개선과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확립이 우선적으로 돼야 학생들로부터 교대 기피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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