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중단에… 탁현민, 3년전 文 신년 기자회견 언급

김명진 기자 2022. 11. 2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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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2일 “말 많던 출근길 문답의 종언을 보며 생각한다. 과연 기자의 예의와 대통령의 책임 있는 답변 중 무엇이 중요한가”라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중단하고 대통령 동선과 취재진을 가리는 가벽을 세운 것을 언급하면서 “어쨌거나 허무한 종언”이라며 이렇게 평가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스1

앞서 대통령실은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도어스테핑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하면서 로비에서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고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때 벌어진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악의적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 뒤 슬리퍼 차림으로 팔짱을 낀 MBC 기자가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설전도 벌어졌다.

탁 전 비서관은 이와 관련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회견 때 김예령 당시 경기방송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으로 촉발된 논란을 언급했다. 친문(親文) 지지층으로부터 ‘질문 태도가 무례하다’며 집중 포화를 맞았던 질문이었다.

당시 김 기자는 문 대통령을 향해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걸 대통령께서 알고 계실 것이다. 현실 경제가 얼어붙어 있고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현 기조를 바꾸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고,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했다.

탁 전 비서관은 “빈정거리는듯한 기자의 태도,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게 추상적인, ‘인상비평’을 질문한 것을 두고 당시 여권에서는 예의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며 “야권에서는 그 질문이 ‘기자다운 기개’를 보여주었다는 칭찬도 있었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금도 그 기자의 질문이 ‘예의와 기개’ 어느 편에 더 가까웠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당시 손석희 JTBC 앵커는 이 논란을 두고 ‘기자의 질문은 (문재인 정부가)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논평했었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당시 여러 논평 중 하나는,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는 예의를 지키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질문하고 따져 묻는 것’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나는) 못마땅했지만 이 의견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기자회견 이후, 문 대통령은 어떤 언급도 없었다. 청와대도 그것을 이유로 앞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자거나, 그 기자가 예의가 없으니 제재해야 한다거나, 그 때문에 그 언론사의 취재를 제한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아마 그런 제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조건부 재허가’를 받았던 경기방송은 2019년 2월 이사회에서 자체적으로 폐업을 결의했다. 김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에 대한 제 질문이 결국 경기방송 재허가권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김 기자의 질의와 관련된 사항은 전혀 검토되거나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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