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건희 상설특검’ 시동…尹 거부권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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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검의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추진을 본격화했다.
민주당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으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연관된 인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대상으로 한 상설 특검(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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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추진을 본격화했다. 민주당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으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연관된 인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대상으로 한 상설 특검(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설특검을 활용해 ‘쪼개기 특검 수사’를 시도하는 한편, 국정감사 기간 드러난 김 여사 관련 추가 의혹을 반영한 개별 특검법도 추가로 발의해 이른바 ‘쌍끌이 특검’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은 이날 △인천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사건 및 구명 로비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 △22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특검 수사요구안을 냈다. 김 부대표는 “이 전 대표 연관된 의혹혹들을 상설특검 대상으로 삼았다”며 “(김 여사 관련) 나머지 다른 의혹은 (개별) 특검법에서 다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설특검은 별도 특검법 발의 없이 곧장 특검을 가동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여야 합의로 2014년 이미 제정된 법에 근거한 결의안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 개별 특검에 비해선 수사 인력 규모도 작고 수사 기간이 짧다는 한계는 있지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될 수 있어 민주당 의원들(170명)만으로도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상설 특검 공식화와 함께 전날 발의한 국회 규칙 개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할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에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회 규칙 개정안과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먼저 처리한 뒤,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본회의 의결을 통해 두 안에 대한 표결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월 첫 주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대통령실도 “22대 첫 국정감사 기간에 당 대표 방탄을 위해 국회 규칙 개정이라는 꼼수까지 동원해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드는 야당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특검 추천에서 여당을 배제한다는 것은 특검 추천위원의 정치적·직무상 독립을 명시해온 상설특검법 취지를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野, 상설특검 추천 與 배제…대통령실 “野직속 검찰 만들기”
민주당이 8일 국회에 제출한 ‘상설 특검’ 수사 요구안은 5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 부결로 폐기된 김건희 특검법의 8가지 수사 대상 가운데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떼어내 수사 대상으로 명시했다.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도 수사대상에 포함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주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관된 사안들만 별도로 상설 특검으로 다루겠다는 취지다.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이 전 대표와 2020년 40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김 여사를 정조준한 것이다.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개별 특검과 달리 상설특검은 2014년 이미 제정된 법률을 근거로 구성되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피할 수 있다. 민주당은 11월 첫 주경 본회의를 열어 상설특검 요구안과 함께 대통령과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할 상설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위원회에 여당은 추천권이 없도록 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함께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10월 한달 간 국정감사를 통해 추가되는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을 개별 특검법에 담아 새로 발의하는 등 김 여사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 野 ‘쌍끌이 특검’ 속도전
상설특검은 별도 특검법 제출 없이 국회 본회의 의결로 실시할 수 있다. 다만 개별 특검에 비해 특검 규모(35명)가 작고 활동 기간(준비기간 20일, 수사기간 90일)도 짧다. 민주당이 9월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엔 파견검사 최대 30명, 파견 공무원 최대 60명 규모의 수사 인력이 명시돼있었고, 수사 기간도 150일이었다.
김 수석부대표는 “상설 특검에서 김 여사의 모든 사안을 다 수사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 보니 독립돼 있는 사안이면서 이 전 대표가 연관돼 있는 건들을 상설 특검 대상으로 삼았다”며 (김 여사 특검 등) 개별 특검은 별도로 추진하고 상설특검을 병행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쪼개기 특검 수사’를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약 세관 수사 외압 의혹은 세관 직원들의 마약 조직 연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고위 간부로부터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불거진 사건이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가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병노 경무관을 자신이 속한 단체 채팅방에서 언급한 점 등을 들어 “김 여사가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민주당은 지난해 이 전 대표가 해당 채팅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김 여사 일가와 친분으로 여러 의혹이 제기된 삼부토건 주식 거래량이 폭증했다며 주가조작 정황도 의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증감법) 위반 행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는데, 이번 특검에서 수사대상으로 삼은 의혹에 대한 회피를 불가능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의 상설특검법 규칙 개정안은 야당 직속의 또 하나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2014년 민주당이 주도해 여야 합의로 제정한 현행 규칙을 갑자기 바꾸겠다는 것은 정치적 속셈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상설특검 규칙 꼼수 개정은 지금까지 야당이 밀어붙여 온 특검법과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특검 추천에서 여당을 배제한다는 것은 특검 추천위원의 정치적·직무상 독립을 명시해온 상설특검법 취지를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고치겠다는 상설특검 추천 규칙은 2014년 제정 당시 민주당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이제 와 민주당이 마음대로, 입법취지를 무시해 바꾼다는 것은 검은 속내가 뻔히 보이는 비정상적인 꼼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규칙 소관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안건조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해 지연시키는 방법과 권한쟁의 심판,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 등도 고려 중이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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