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굽고 기름때, 말끔히 지우는 법

명절이 지나고 나면 남은 음식보다 더 힘든 일이 기다린다. 바로 부엌에 덕지덕지 남아 있는 기름때다. 전을 부치고 갈비찜을 조리한 뒤 싱크대 주변은 끈적거리고, 프라이팬과 국자, 집게 같은 조리도구는 기름막이 얇게 코팅된 것처럼 들러붙는다.
일반 주방세제로 몇 번을 닦아도 번들거림이 남아 불쾌하고, 힘을 줘 문질러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굳어버리면 더 지우기 어려워져 청소가 큰일이 된다. 하지만 집에 흔히 있는 재료만 사용해도 기름때를 손쉽게 없앨 수 있다.
값비싼 전용 세제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 소금, 베이킹소다, 밀가루, 식초 같은 기본 재료가 기름때 제거에 탁월하다. 각각의 특징을 알고 알맞게 사용하면 기름때 고민이 훨씬 줄어든다.
1. 소금으로 문질러 기름때 제거

소금은 입자가 굵어 물리적으로 기름때를 긁어내는 효과가 크다. 전을 부친 뒤 남은 팬은 먼저 키친타월로 겉 기름을 닦아낸다. 그 위에 소금을 뿌려주고 젖은 수세미로 살살 문지르면 기름막이 서서히 떨어져 나온다. 거친 주물팬이나 무쇠팬에 특히 잘 맞는다. 기름때와 함께 냄새까지 제거되는 장점도 있다.
다만 코팅이 된 프라이팬에 소금을 강하게 문지르면 표면이 손상될 수 있다. 이 경우 소금을 적당히 뿌려 부드럽게 닦아내야 한다. 마무리로 따뜻한 물로 헹구면 기름때가 벗겨진 자리가 매끈해진다. 소금은 살균도 할 수 있어 오래 사용한 조리도구 특유의 냄새까지 잡아준다. 김치전, 동그랑땡 같은 기름진 음식을 부친 팬도 소금으로 닦아내면 깔끔하게 정리된다.
2. 베이킹소다로 불려 닦기

베이킹소다는 산성과 잘 결합해 기름때를 분해하는 성질이 있다. 기름기가 심하게 묻은 프라이팬이나 냄비는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 2스푼을 넣어 10분가량 끓인다. 이렇게 하면 기름때가 자연스럽게 불려 쉽게 닦인다. 남은 기름 막은 수세미로 살짝 문지르기만 해도 벗겨진다.
싱크대 거름망처럼 틈새가 많은 곳에도 효과적이다. 거름망을 따뜻한 물에 담근 뒤 베이킹소다를 뿌려 잠시 두면 기름때가 녹아내린다. 국자나 집게 같은 조리도구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베이킹소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흔히 구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또 사용 후 잔여물이 남지 않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음식 냄새가 강하게 밴 용기 세척에도 좋다.
3. 밀가루로 흡착해 제거

밀가루는 기름을 흡착하는 성질이 강하다. 전을 부치고 난 뒤 팬 위에 남은 기름을 닦을 때 키친타월 대신 밀가루를 사용하면 훨씬 수월하다. 팬이 뜨거울 때 밀가루를 넉넉히 뿌리면 기름이 엉겨 붙는다. 식힌 뒤 덩어리진 밀가루를 털어내고 세제로 가볍게 씻으면 기름막이 남지 않는다.
싱크대 배수구 주변에 끈적한 기름때가 있을 때도 밀가루를 뿌려 수세미로 닦아내면 훨씬 손쉽게 청소된다. 세제를 덜 쓰고 싶은 집에서도 유용하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화학 성분이 적은 재료를 선호하는데, 밀가루는 그런 점에서 부담이 없다. 밀가루가 기름을 빨아들여 표면이 깔끔해지기 때문에 기름때 청소가 귀찮을 때 간단히 사용하기 좋다.
4. 식초로 마무리해 냄새 없애기

표면의 기름때를 닦아냈다고 해도 특유의 냄새가 남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을 부친 뒤 주방은 기름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 이럴 때 식초를 이용하면 좋다. 따뜻한 물에 식초 2스푼을 섞어 행주에 적신 뒤 싱크대나 가스레인지를 닦으면 냄새가 말끔히 사라진다. 프라이팬에 물을 담고 식초를 넣어 끓이면 세척과 소독이 동시에 된다.
알칼리성 세제를 쓴 뒤 식초로 헹궈내면 잔여 세제를 중화하는 효과도 있어 더욱 깔끔하다. 유리나 스테인리스 제품에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냄새 제거와 함께 광택을 살리는 효과까지 있어 주방이 한결 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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