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수수료 0.1%를 우습게 보면 안되는 이유

- 운용보수 0.1%, 30년 쌓이면? 수익 같아도 '632만 원'
- 미국 지수 추종 ETF, 운용보수 제일 저렴한 곳은 어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59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ETF 자산가치 총액은 159.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78조 원) 대비 2배로 성장하기까지 채 2년도 걸리지 않았죠.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접근성, 테마·레버리지·해외지수 등 투자처의 다양성, 낮은 관리부담과 거래·운용비용 등이 대표적인 ETF의 매력으로 꼽히는데요. 단, 여기에서 운용비용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ETF수수료(운용보수) 0.1% 차이, 30년이면 632만 원 더 낸다

ETF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특성 때문에 장기투자에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엄연히 펀드로서 운용보수를 받는다는 점이 결합되면, 운용보수의 작은 차이가 미래에는 큰 격차로 나타나게 됩니다.

ETF는 매일 거래되는 특성상 운용보수를 매일 받아갑니다. 이 운용보수는 투자자가 따로 지불하지는 않고, 자산에서 매일 자동으로 차감됩니다. 만일 지수가 하루에 1% 오르더라도, 자산가치는 하루치 운용보수를 뺀 만큼 오르게 되죠.

그래서 ETF 운용보수는 장기적으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 차이는 2~30년쯤 되면 예상 이상으로 큽니다. 운용보수 차이가 연간 0.1%에 불과하더라도, 전체 운용보수는 수백만 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1억 원을 운용보수 0.15%인 ETF에 투자해서 연 5%의 투자수익률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30년간 투자할 경우 총 보수비용은 약 993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0.25%인 ETF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보수비용은 1,625만 원까지 치솟게 되죠. 그 차이는 632만 원에 달합니다.

‘ETF수수료의 함정’ 투자설명서, 펀드공시 꼭 확인해야

이런 차이 때문에 ETF는 ‘운용보수가 낮은 것’을 고르는 것이 권장되고 있는데요. 실제 운용보수를 확인해서 비교하려면 약간의 공부가 요구됩니다. 최소한 ‘총보수’와 ‘총보수·비용’의 구별이 필수적이죠.

실제 상품으로 비교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네이버증권에서는 개별 종목의 투자정보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신한자산운용의 ‘SOL미국S&P500’과 우리자산운용의 ‘WON미국S&P500’은 모두 연 0.05%의 펀드보수를 책정한 것으로 나옵니다.

직관적으로 두 상품은 모두 같은 운용보수를 책정한 것 처럼 보이는데요. 각 상품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SOL미국S&P500’의 경우 1천만 원을 10년 간 투자하면 투자자에게 18.5만 원의 보수·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하지만, ‘WON미국S&P500’은 20.5만 원이 발생한다고 예시를 들고 있죠. 이 차이는 ETF수수료(운용보수)의 구성에서 비롯합니다.

ETF수수료(운용보수) = 총보수+기타비용+매매중개수수료

ETF수수료는 크게 총보수와 기타비용, 매매중개수수료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총보수는 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등 자산운용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으로, 위에서 확인한 ‘펀드보수’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ETF수수료에는 ‘기타비용’이라는게 또 포함됩니다. 이건 딱히 자산운용사의 수익은 아니지만 어쨌든 ETF를 상장하고 운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들을 말합니다. 회계감사나 결제비용, 지수사용료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게 다가 아니죠. 매매중개수수료도 따로 내야 합니다. 운용사가 ETF를 운용하여 지수를 따르려면 주식을 계속해서 사고 팔아야합니다. 이때 들어가는 비용은 매매중개수수료라는 이름으로 투자자에게 전가됩니다.

이 모든 비용을 합쳐서 투자자가 부담하는 총보수·비용이라고 하며, 이건 각 상품의 투자설명서 또는 금융투자협회의 전자공시서비스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펀드별 보수비용에서 TER(보수율+기타비용)과 매매·중개수수료율을 합산하면 진짜 총 비용,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ETF수수료입니다.

국내 주요 ‘미국 지수 추종 ETF’의 운용보수 순위

위 기준으로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있는 미국 지수 추종 ETF의 운용보수를 확인해보죠. 최신일(9월 30일) 기준으로 미국 S&P500를 따르는 ETF 가운데에 가장 수수료가 저렴한 ETF는 KB자산운용의 ‘KBRISE미국S&P500’입니다. 총 수수료는 0.1515%로 책정되었습니다.

이외에 ACE미국S&P500(한국투자신탁운용)과 TIGER미국S&P500(미래에셋자산운용), KODEX미국S&P500TR(삼성자산운용)이 차례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 상품들은 모두 0.1%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습니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 중에서는 이번에도 KB자산운용의 ‘KBRISE미국나스닥100’이 수수료가 가장 저렴합니다. 총 수수료는 0.1738%입니다. ‘KODEX미국나스닥100’TR(삼성자산운용)과 ‘ACE미국나스닥100’이 각각 0.1795%, 0.1917%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우존스를 추종하는 한국형 SCHD(슈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가 0.1453%를 책정했고, SOL미국배당다우존스(신한자산운용)가 0.1584%, ACE미국배당다우존스(한국투자신탁운용)가 0.1602%로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단, 유의할 점도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배당다우존스’가 0.1024%로 집계되는데요. 이 종목은 설정된 지 1년이 되지 않아 아직 연간 기타비용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기타비용이 과소평가되어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지수 추종 ETF는 총 수수료가 1%대인 종목 가운데, NAV(순자산가치)가 크고 설정일이 1년 이상 된 것이 통상 추천된다”며, “매매·중개수수료가 낮은 것도 그만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