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테슬라·현대차에 직접 꽂아봐야죠”...LG전자 직원들 ‘완벽 검증’ 힘쓴다는 이것은
호텔·병원 TV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부터
전기차 충전기·의료용 모니터 사업까지
BS본부 2030년 매출 10조 목표 제시
10일 경기 평택에 위치한 LG디지털파크에 위치한 ‘실차시험소’에는 테슬라와 현대차, BMW의 전기차를 대상으로 충전이 한장이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의 품질 검증을 위해 해당 전기차들을 직접 구매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속 안전 논란마저 끊이질 않자 LG전자가 내세운 것은 제품의 신뢰성 확보다. 전기차 충전기 제품의 품질 검증은 그야말로 엄격히 이뤄졌다.
이날 LG디지털파크에서 만난 김용주 LG전자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책임은 “LG전자의 모든 전기차 충전기는 실차시험소를 통과해야 출시할 수 있다”며 “LG전자가 직접 구매한 전기차들을 대상으로 전압과 전류를 임의로 조절하는 과전압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가스감지시설과 열화상카메라로 충전 중 차량 이상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준공한 실차시험소에서는 LG전자의 모든 전기차 충전기로 글로벌 차량 제조사들의 전기차를 직접 충전하며 화재 안정성, 전압과 주파수 변환 안정성 등을 검증한다.
김 책임은 “전원변환장치를 통해 북미(480V/60㎐), 유럽(380V/50㎐) 등 글로벌 전원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험소 외장재와 지붕 등은 최대 1시간의 화염에 견디는 내화재질과 화재 발생시 차량 배터리를 5분 내 침수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적용, 품질 검증을 하는 직원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했다.
LG전자는 또 350㎾ 전기차 충전기까지 시험할 수 있는 전자파 시험소도 운영 중이다.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데, 일례로 전자파 반사가 일어나지 않게 설계된 EMI챔버에는 뾰족한 뿔 모양을 한 전자파 흡수체가 벽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정확한 전자파 방출량 측정이 가능하다.
또 낙뢰, 과전압, 정전기 등 가혹한 환경에서 충전기의 전자파 내구성을 측정해 안전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LG전자의 전자파 시험소는 글로벌 인증기관 공인시험소로 지정돼 북미, 유럽의 인증을 자체 부여할 수 있다.
2022년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한 LG전자는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한다.
그러나 BS사업본부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차세대 유니콘 사업으로 육성해 2030년까지 미국 급속 충전기 시장 점유율의 8%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충전기와 전기차의 적정 비율을 1대 3으로 봤을 때 유럽과 북미는 1대 16 수준으로 여전히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집중적으로 진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신성장 동력으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강조한 BS사업본부는 기존 캐시카우의 양대 축인 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ID)사업부와 IT사업부를 통해서도 한층 도약을 계획했다.
ID사업부에서는 호텔과 병원 TV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의료용 모니터 등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LG전자에 따르면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연평균 7%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인 ‘LG 매그니트’는 최근 4년간 연평균 두 배에 달하는 매출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생산과정부터 화질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이 폭넓게 적용된 제품이다. LG전자는 연내 이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IT사업에서는 의료용 모니터 등 의료기기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LG전자는 2016년 사업을 시작해 임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총 14종의 의료용 모니터와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 6종 라인업을 구축했다.
장 본부장은 “지멘스, 필립스 등 회사들이 이미 관련 시장을 잡고 있지만, LCD(액정표시장치) 등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MRI 등 장비는 LG전자가 강점이 있는 인공지능(AI)이 많이 접목될 것이기 때문에 차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의 LCD사업 철수로 인한 대형 LCD 공급망 변화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 장 본부장은 “걱정은 되지만 길게 봤을 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 역시 LCD 사업을 먼저 철수했지만 이후 패널 공급 등에 있어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우리 역시 장기적으로 대만 등 패널 공급처를 다변화해 변수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BS사업본부의 매출액을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10조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장 본부장은 “지난 66년간 축적해 온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고객과 가전에서 쌓은 노하우로 B2B(기업간 거래) 고객에게도 맞춤 서비스와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안하는 사업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그러면 매출액 목표치 역시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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