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방공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지금, 한 가지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바로 인도가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한국산 K30 비호 자주대공포 도입 사업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사업은 한때 한화디펜스가 러시아의 퉁구스카-M1과 판치르-S1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그야말로 한-러 방산 자존심 대결의 무대였던 것이죠.
그런데 인도가 자국 무기 국산화 정책을 내세우면서 사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었고, 그렇게 수년간 먼지가 쌓이고 있던 사업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인도 정부가 방공 전력 강화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이 비호복합 사업이 다시 테이블 위로 올라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지금 우리 비호복합이 단순한 자주대공포가 아닌 세계적 수준의 드론 요격 시스템으로 대변신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도는 어쩌면 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비호복합의 첫 해외 고객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죠.
인도가 다시 비호복합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인도가 K30 비호에 다시 관심을 보이는 배경을 이해하려면, 우선 인도가 처한 안보 환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의 국경 분쟁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히말라야 분쟁, 그리고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무인기 위협에 직면해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파키스탄이 튀르키예제 바이락타르 TB2 같은 드론을 운용하고 있고, 중국 역시 각종 무인기를 인도 국경 지대에 투입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로서는 단거리 방공 체계의 현대화가 시급한 상황인 것입니다.

K30 비호는 30mm 기관포와 신궁 지대공 미사일을 결합한 이동식 방공 시스템으로, 저고도 항공기와 헬리콥터, 그리고 드론 등을 요격하는 데 특화되어 있는 무기죠.
인도는 원래 약 100여 대 규모의 도입을 검토했고 계약 규모는 약 수십억 달러, 그러니까 약 3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인도가 이후 국산화 정책과 외산 의존도 축소 전략을 이유로 사업을 사실상 중단시켰던 것이죠.
하지만 최근 인도-한국 방산 협력이 K9 자주포를 시작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비호복합 사업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란 전쟁이 바꿔놓은 중동의 방공 패러다임
이번 이란 전쟁을 통해서 전 세계 방공 시스템 시장에는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미군과 중동 국가들은 이란의 탄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서 패트리어트와 사드를 동원해 필사적으로 요격에 나섰지만, 그 과정에서 미국제 방공 시스템들이 적의 공격에 의외로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서 상당히 많은 방공 자산들이 이란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는 결과가 나왔던 것이죠.
그리고 이런 상황을 지켜본 중동 국가들이 우리나라에 두 가지 요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이미 계약된 천궁 미사일의 납품을 좀 더 빨리 해달라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천궁의 추가 도입을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비호복합을 원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비호복합은 이미 생산이 중단된 지 10년 이상이 지난 무기 체계입니다.
따라서 중동 국가들이 비호복합을 원한다는 건 비호복합을 수입해 가겠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군이 운용하고 있는 비호복합을 파병해달라는 의미였던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UAE를 중심으로 비호복합 파병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천궁 포대를 지키기 위한 비호복합의 임무
그렇다면 우리가 비호복합을 중동에 파병하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파병되는 비호복합의 수량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대략 3대에서 4대 정도의 소량이 파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런 소량의 비호복합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UAE에 배치된 천궁 포대를 적의 드론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패트리어트와 사드 같은 상위 방공 자산들이 드론 공격에 의해 파괴되는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UAE로서는 자국이 도입한 천궁 포대를 보호할 수 있는 단거리 방공 체계가 절실히 필요해진 것이죠.

다만 솔직히 말해서 비호복합이 드론을 방어하기에 최적화된 무기는 결코 아닙니다.
실제로 과거 사우디에서 비호복합을 도입하기 위해 테스트했을 때, 비호복합은 날개폭 1m급 드론을 700m 거리에서 요격하는 게 다일 정도로 드론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입니다.
다만 이번에 이란이 대량으로 사용하는 샤헤드 드론은 날개폭 2.5m에 길이가 3.5m에서 5m 정도 되는 상당히 큰 드론이기 때문에, 비호복합의 빈약한 센서로도 충분히 탐지가 가능하고 신궁 미사일로는 약 3km 거리에서, 30mm 기관포로는 약 1.5km 거리에서 요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죠.
드디어 결정된 30mm 전방확산탄 적용
지난 4월 7일 공군회관에서 열린 차세대 진화형 대드론 체계 발전 세미나에서는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소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바로 비호복합과 30호 차륜형 대공포의 드론 대응 능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개량 사업이 본격적으로 준비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핵심 내용은 30mm 전방확산탄 적용과 드론 탐지용 레이더 탑재, 그리고 드론 요격형 미사일 탑재라는 세 가지인 것이죠. 사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독일이 개발한 스카이레인저 30이라는 대공포가 전방확산탄을 가지고 있어서 적의 소형 드론 대규모 공격을 막는 데 최고의 방공 무기로 평가받고 있고,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가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 비호복합도 똑같이 30mm 대공포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풍산은 이미 30mm 전방확산탄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죠.
그동안 우리 육군은 낙탄 문제를 이유로 비호와 천호에 전방확산탄을 적용하기를 꺼려왔는데, 드디어 이번에 그 방향이 결정된 것입니다.
다만 아직은 개념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 실제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기술이 완성된 전방확산탄부터 먼저 적용하고, 미사일은 개발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사업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 드론 요격 대공포 탄생할까
이번 개량이 정말로 의미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비호복합 개량과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비호복합은 이미 별도의 개량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레이더부터 시작해서 광학 탐지 장비, 그리고 화기관제 장비까지 전부 교체하는 대대적인 개량이 준비되고 있는 것이죠.
다만 이 기존 개량은 비호복합의 전반적인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지, 드론 요격에 최적화시키는 개량은 아닌 것입니다.
그저 전체 성능이 향상되니까 덩달아 드론 대응 능력도 어느 정도 향상되는 부수 효과 정도였던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 나온 새로운 개량은 말 그대로 비호복합의 드론 대응 능력 그 자체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목표인 개량인 것입니다.
30mm 전방확산탄으로 소형 드론 군집 공격에 대응하고, 새로운 드론 탐지 레이더로 작은 드론까지 탐지하며, 전용 요격 미사일로 중대형 드론까지 정밀하게 격추하는 그야말로 완벽한 다층 방어 체계가 구축되는 것이죠.
만일 이 개량이 완성된다면 비호복합은 자주대공포로서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의 드론 요격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 인도가 다시 비호복합 사업을 추진한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닌 것입니다.
인도는 어쩌면 단순한 K30 비호가 아니라, 드론 요격에 최적화된 차세대 비호복합의 첫 해외 도입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다만 아쉬운 점은 이번 개량이 아직 개념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양산되어 야전에 배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이 진행되어 우리 비호복합이 세계 최고의 드론 요격 대공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