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치매 신약’ 큐어버스, 이탈리아에 5000억원 규모 기술 수출

구혁 기자 2024. 10. 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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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첨단 바이오기업이 5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 창업기업인 큐어버스가 지난 16일 오후 6시 이탈리아 제약회사 안젤리니파마와 총 3억7000만 달러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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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버스,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5000억원 규모 계약
뇌신경 손상 방지하는 차세대 치매 신약 기술…상용화 시 세계 최초

국내 첨단 바이오기업이 5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반 연구소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을 기록해 화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 창업기업인 큐어버스가 지난 16일 오후 6시 이탈리아 제약회사 안젤리니파마와 총 3억7000만 달러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술이전 대상 기술은 지난달 임상 1상에 착수한 ‘CV-01’로 신약 상용화 성공 여부에 따라 출연연 기술수출 사례 중 역대 최대 금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제약회사들은 치매 원인으로 꼽혀온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하는 물질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효능 한계와 환자 사망 등 안전성 문제가 존재했다. 이에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뇌 염증이나 산화성 스트레스가 치매의 근원일 가능성에 주목, 이와 관련된 차세대 기전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박기덕 박사 등 KIST 연구팀은 지난 2014년부터 차세대 치매 치료제 개발에 돌입해 Keap1/Nrf2 시그널 경로를 통해 신경염증 반응을 억제해 뇌 신경회로 손상을 방지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다년간 연구를 거쳐 해당 반응 경로를 표적 하는 ‘CV-01’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을 통해 신약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해당 기전의 치매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 치매 외에도 파킨슨병, 뇌전증 등 뇌 신경 손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뇌 신경계 질환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 치료제로서의 장점은 경구 섭취하는 약으로 개발돼 환자가 쉽게 주기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대부분의 치매 치료제는 주사제 형태로 만들어져, 관련 지식이 없는 환자가 집에서 혼자 사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또 질병 원인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성질이 커 뇌혈관부종 등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분자 화합물 약물이라 뇌혈관장벽 투과가 쉬워 약물이 뇌로 침투하는 속도도 빠르다.

이번 기술이전 성과는 개별 단계를 전부 포함해 한화로 총 5037억원에 이르는 대형 성과로, 출연연의 공공연구성과가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는 잠재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큐어버스는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에 입지를 두고 과기정통부로부터 연구소 기업 등록, 세제 혜택 등 사업화 지원을 받았다. 비임상을 2년 만에 완료하고 81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현재는 과기정통부·보건복지부 공동 주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아 임상 1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CV-01은 치매, 뇌전증, 파킨슨병 등과 뇌 신경계 질환에 획기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치매 등 뇌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오상록 KIST 원장은 "KIST 연구자가 개발한 기술이 첨단바이오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지고, 글로벌 제약시장에 진출한 훌륭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게임체인저가 될 세계적 원천기술 확보에 힘쓰고, 국민이 체감할 만큼 파급효과가 큰 기술이전 성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황판식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그간 정부의 꾸준한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지원에 힘입어 최근 출연연의 대형 바이오 기술이전 성과들이 차례로 나타나고 있다"며 "출연연과 대학의 우수 연구성과를 바이오 기업의 임상과 사업화까지 연계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중심에 두고,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한 기술사업화 정책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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