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발 경고음 나오는데…2월 고용지표, 美증시 구명줄 될까[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3. 10. 20: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국기와 뉴욕 월가 간판


미국 증시가 이번주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가상화폐 및 스타트업 전문 은행들의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에 따른 자산 매각 손실, 고용시장 강세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크게 흔들렸다.

이런 가운데 10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예 투자자들이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는 지난 2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와 실업률이 공개된다.

일단 앞서 나온 고용지표들은 여전히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였다.

지난 8일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ADP는 지난 2월 민간 부문 일자리수가 24만2000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11만9000개 대비 증가폭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20만개도 뛰어넘었다.

같은 날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82만건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41만건 감소했지만 팩트셋이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1058만건은 웃돌았다.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는 전월과 같은 1.9건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건을 크게 상회했다.

9일 발표된 실업급여 신청건수는 21만1000명으로 전주 대비 2만1000명 늘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9만5000명을 웃도는 것이다.

10일 노동부가 공개할 지난 2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다우존스 조사 결과 22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월 시장 예상치보다 2배 이상 많이 늘어났던 51만7000명 대비 절반 미만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 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발표됐을 때 일부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을 반영하면서 과대 평가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증시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지난 1월 취업자수가 하향 조정되고 2월 취업자수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돈다면 파월 의장이 지난 7월 상원 출석 때 금리 인상 속도가 빨리질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3.4%를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969년 이후 50년 이상만의 최저치다.

일부 은행들 예금 감소 '심각'

이번주에는 은행권에서도 경고음이 커졌다.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실버게이트 은행이 지난 8일 자발적으로 청산한데 이어 9일에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을 주고객으로 하는 실리콘밸리 은행의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이 대규모 손실을 이유로 증자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두 은행 모두 위기의 원인은 같다. 시발점은 코로나 팬데믹 때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가상화폐 가치와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예금이 늘었난 것이다.

반면 대출은 예금만큼 늘지 않아 두 은행은 남는 예금으로 2021년 제로(0) 수준의 금리일 때 국채를 대거 사들였다.

2022년 3월부터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두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시가가 급락했다.

보유 채권의 시가가 급락해도 평가손실일 뿐 미실현 손실이기 때문에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만기 때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원금과 약속된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 가상화폐 가치와 기술주가 급락하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사실상 폐점 상태에 돌입하면서 실버게이트와 SVB의 주고객인 가상화폐 관련업체와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들이 예금을 인출했다는 것이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두 은행의 예금 감소는 올 1, 2월에도 계속됐다. 결국 두 은행은 줄어드는 예금을 보충하기 위해 보유 채권을 급락한 시가로 팔 수밖에 없었고 대규모 손실이 실현됐다.

이런 상황에서 실버게이트는 더 이상 은행 영업을 지속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청산을 선택했고 SVB는 증자를 결정했다.

현재로선 은행권 전반적으로 예금 인출이 늘고 있는 추세는 아니다. 따라서 실버게이트와 SVB 사태의 파장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좀 더 확산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S&P500 PER 20배
환경이 주식 투자에 상당히 비우호적인 가운데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롱뷰 이코노믹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 와틀링은 지난 8일 CNBC에 출연해 미국 증시가 지난해 9월 이후 슬금슬금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며 향후 3~6개월간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와틀링은 이에 대해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버블" 영역에 진입했다며 닷컴 버블과 코로나 호황 때를 제외하고는 밸류에이션이 이렇게 높았던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PER이 18.5배인데 버블 때만 PER가 이보다 상당 수준으로 올라갔다"며 "지금은 주식 투자하기에 끔찍한 환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S&P500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순이익이 200달러이고 PER가 역사적 평균인 15배라면 S&P500지수는 3000이 된다"고 말해 S&P500지수가 밸류에이션상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