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문득,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다가 멈칫하게 된다. 세월이 흘렀음을 인정하게 되는 나이, 그것이 바로 50대다. 인생의 정점을 지났다는 체념보다는 이제야 비로소 진짜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다.
1. 부모님과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의 기회
부모님의 걸음이 느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내일이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산다. 바쁜 일상을 핑계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미뤄왔던 가족 여행은 어느새 불가능한 꿈이 되어버린다. 부모님과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처음 바다를 본 그 순간의 감동을 다시 나누는 일이다.

이번에는 내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세상을 보여드리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이 낯선 풍경 앞에서 보이는 천진한 미소, 오랜만에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 그리고 함께 바라본 석양의 아름다움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보물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야 깨닫는다. 함께 보낸 소중한 시간이 너무 적었음을, 더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한 아쉬움을 말이다. 부모님의 건강이 허락하는 지금이야말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2. 자신만의 버킷리스트에 도전하는 용기
50대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서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안정감이 나를 가장 큰 함정으로 이끈다. 젊은 시절 꿈꿔왔던 소설 쓰기, 그림 그리기,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버킷리스트 도전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서랍 깊숙이 묻혀버린다. 하지만 50대야말로 이런 꿈들을 실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이일 수도 있다. 이제 나라는 존재는 충분한 인생 경험을 쌓았고,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젊은 시절의 기교 없는 열정과 달리 이제는 깊이 있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오롯이 자신을 위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얻었다.

버킷리스트 도전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아실현의 과정이다. 하얀 캔버스에 첫 붓을 대는 순간, 빈 종이에 첫 문장을 써 내려가는 사이 내가 다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도전을 통해 젊은 시절 잃어버린 순수함과 호기심을 되찾을 수 있고, 동시에 인생의 후반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에야 "그때 시작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도전에는 늦음이 없다. 지금 시작해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3. 자서전 만들기와 레거시 남기기
나는 사라질 존재다. 하지만 내가 남긴 이야기와 지혜, 그리고 사랑의 흔적은 영원히 남을 수 있다. 50대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무엇을 후세에 남길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아들과 딸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돈이나 재산이 아니라, 아버지 또는 어머니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다. 어떤 시대를 살았고, 어떤 고민을 했으며, 어떤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기록은 자녀들에게 인생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자서전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하루에 한 장씩, 어린 시절 추억부터 시작해서 첫사랑, 결혼, 자녀 출산, 직장 생활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지금까지의 깨달음을 솔직하게 적어내려가는 것이다. 특히 자녀가 인생의 비슷한 국면에 들어섰을 때 그 기록을 다시 읽는다면,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삶을 통과한 한 사람의 등불이 되어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생각과 감정, 선택의 이유를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나는 다음 세대에게 더 깊은 이해와 연결을 건넬 수 있다. 결국 기록은 나를 기억하게 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랑을 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오래도록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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