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읽기] 손익계산서상 '매출총이익'이 첫번째 이익인 이유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선글라스, 화장품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다. 사업은 아이웨어, 화장품, 기타의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출액이 2023년에는 6082억원, 2024년에도 7891억원의 기록했다.
이 정도 설명엔 “어디지?” 감을 못 잡을 수 있지 ‘젠틀몬스터’라고 하면 “아! 알아, 공항 면세점에서 본 거 같아”라는 반응이다. 그리고 2024년 영업이익이 2338억 원이라고 하면, 다시 한 번 놀란다.

젠틀몬스터 선글라스 브랜드로 유명한 아이아이컴파인드는 브랜드 파워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 증명해주는 기업이다.
또 손익계산서 첫번째 이익인 ‘매출총이익’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만 확인하지 말고, 손익계산서가 알려주는 다른 ‘이익’의 의미까지 파악해야 기업의 본질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매출총이익의 비밀을 풀기 전에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재무상태와 손익 추이를 분석해 보자.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17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 2024년까지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인다. 매출액은 2017년 1897억 원에서 2024년 7891억 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24년에는 전년 대비 1800억 원 이상의 가파른 매출 증가를 기록한다.
영업이익 역시 2017년 335억 원에서 2024년 2338억 원으로 약 7배 이상 성장하며, 영업이익률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이는 매출의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이 함께 개선된다는 점을 보여주는데 즉 ‘많이 팔면 팔수록 더 벌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이런 미친 성장이 가능한 이유는 아주 낮은 원가율 덕분이다. 화장품, 패션 등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제품의 경우 낮은 제조 원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하지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증명해 준다.

높은 매출액 상승에도 불하고 아이아이컴바인드 매출원가율은 15%~20%대로 매우 낮게 유지된다. 이는 아이웨어(젠틀몬스터)와 화장품(탬버린즈) 사업의 특성상 브랜드 가치가 높아 마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낮은 원가는 손익의 첫번째 이익지표인 매출총이익을 크게 만든다. 이는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재무적 우위를 제공한다. 쉬운 말로 마케팅에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말이다.
제조업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비용이 적다면 나머지 비용은 시장에 침투하는데 필요한 공격적인 활동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 역시 높은 매출총이익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판매비와관리비의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데 2024년 판매수수료 1219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백화점 및 면세점 입점 등 유통 채널 확장에 따른 비용으로 추정된다. 가장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은 광고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광고선전비로 2024년 341억원, 최근 5개년치 누적 1163억원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이 외에도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주식보상비(2024년 75억원, 2023년 141억 원), 급여 및 퇴직급여(2024년 746억원) 증가 등 단순히 선글라스 등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높은 매출총이익은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매출총이익의 강력함을 나타내기 위해, 흔하지 않는 비교인데 영업이익률과 매출총이익률 추세를 그래프로 나타냈다. 2020년을 제외하고 매출총이익률이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매출이 줄거나 늘거나 어떤 외부적인 시장상황이라도 기본적인 시장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률은 변동성을 보이며, 최근 매출액이 증가함과 동시에 30% 이상의 고수익 구조를 되찾았다. 매출이 적을 때 고수익을 내는 건 충성고객을 통해서 확보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확대한다는 건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케팅 비용(광고, 인력, 유통 등)을 적기에 사용해 브랜드 파워를 유지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아이웨어 부문과 화장품 부문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매출 비중을 보면 아직까지는 77% 이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화장품 부문이 2021년 279억 원에서 2024년 1645억원으로 6배쯤 성장하며,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브랜드 파워를 이전시키는 매우 전략적인 선택인데 2025년이 지나면 화장품 사업부분은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매출성장을 견인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재무제표 이야기를 하면 ‘그건 숫자 놀음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숫자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이를 바탕으로 선택(의사결정)이 달라진다.
손익계산서 맨 앞줄에 나오는 매출총이익. 경영자의 입장에서 매출총이익은 사실상 원가다. ‘제품의 필수 재료비’쯤으로만 본다면 전략적 의사결정이 부족한 CEO다.

외부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다른 그림을 엿볼 수 있어야 한다. 원가 경쟁력이 낮은 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은 해당 기업의 자신감이다. 원가구조가 낮은 기업은 매출액을 증가시킬 기회만 획득한다면 손쉽게 시장 지배력을 쌓을 수 있다.
보통 매출총이익은 브랜드 파워가 만들어내는 힘으로 얼마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다. 낮은 원가(매출원가)로 생긴 비용 여유는 마케팅, 연구개발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숨은 에너지'와 같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이러한 강점이 뚜렷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