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AI 2차전]② 손목 싸움 여전, 헬스케어 최전선 '스마트워치'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스마트글래스, 스마트링 등이 등장하며 웨어러블 인공지능(AI) 시장이 다양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핵심 제품은 스마트워치다. 스마트워치는 기술 진보에 맞춰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지능형 헬스케어 기기로 거듭나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24시간 생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제품인 만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이 이 분야에 진출하면서 ‘안방마님’인 삼성전자, 애플과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손목 위 스마트워치의 패권을 쥐기 위한 춘추전국 시대가 열린 셈이다.

AI 비서에서 AI 주치의로 진화

삼성전자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의 초기 모델은 걸음 수나 심박수를 단순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현재 스마트워치는 AI를 적극 활용해 사용자의 건강을 분석·예측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들은 광학 심박센서와 전기 심박센서 등으로 생체신호를 다각도로 파악해 AI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석한다.

이 과정에서 부정맥이나 수면 무호흡, 고혈압 등 특정 질환의 전조 증상을 AI가 먼저 감지해 사용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과거에는 스마트워치가 일정이나 메시지 알림 등으로 비서 기능을 수행했다면 지금은 주치의 역할까지 가능하다.

갤럭시워치8 시리즈 등에 탑재된 ‘삼성헬스’ 기능은 최근 식품의약안전처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 1호로 등록됐다. 이는 기존의 심박수나 걸음 측정을 넘어 AI 기반 디지털헬스 제품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식약처가 인정한 첫 사례다.

삼성전자 갤럭시워치8 시리즈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은 갤럭시워치가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한 만큼 추가 애플리케이션이나 기술 개발 등으로 사용자의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지원할 방침이다.

갤럭시링도 사용자의 건강관리를 돕는다. 수면 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갤럭시워치 대신 갤럭시링이 데이터를 수집한다. 두 기기를 모두 착용했을 때는 손목과 손가락에서 각각 측정한 데이터를 교차 검증해 AI 정밀 분석도를 높인다.

애플도 사용자 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애플워치에 고혈압 징후 알림 기능을 도입하면서 광학 심장센서가 혈관 수축 및 이완을 측정해 일정 기간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 후 고혈압 신호가 감지되면 알림을 보낸다.

구글·아마존 이어 메타도 도전장

스마트워치가 웨어러블 AI 2차전의 핵심 기기라고 판단되면서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메타도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2022년 스마트워치를 개발했지만 출시는 하지 않았다.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보다 나은 성능이나 상품성이 담보되지 않아 프로젝트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말리부2’라는 코드명의 스마트워치 개발 프로젝트를 재가동했다. ‘레이밴 메타’로 스마트글래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만큼 스마트워치 분야로도 영역을 넓혀 시각 및 생체 데이터가 통합된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출시 예정일은 올해 말이다.

구글은 2022년 ‘픽셀워치’를 출시한 뒤 지난해까지 총 4개 모델을 내놓았다. 최신 모델인 픽셀워치4는 핵심 건강지표 파악에 더해 실시간으로 사용자 스트레스 신호를 감지하며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8월 미국 실리콘밸리 스마트업 ‘비(Bee)’를 인수해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했다. 비는 별도 스크린 조작 없이 음성으로 건강이나 일정 등을 관리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빅테크 기업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든 것은 AI와 결합해 인류의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1라운드를 지나 2라운드에 들어선 손목 위의 웨어러블 AI 전쟁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손목 위 작은 디스플레이 화면은 이제 인류의 건강수명을 연장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됐다”며 “AI로 무장한 스마트워치 시장의 패권은 사용자 상태를 얼마나 정교하게 파악하느냐를 넘어 의료 시스템과의 실시간 연동으로 실질적인 생명보호 및 연장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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