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충남 통합시 명칭에 지역 정체성 담아야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본격화되면서 통합시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현재 잠정적으로 사용되는 '대전충남특별시'가 새롭게 탄생할 통합시의 정체성과 비전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도시철도 역명이나 공공자전거도 지명위원회를 열어 신중히 결정하는 시대다. 하물며 360만 대전충남 시도민의 자부심과 직결되는 도시 명칭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도시의 이름은 단순한 표지가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가치, 미래상을 응축한 상징이 돼야 한다.
대전충남특별시는 지난 10월 국회에 제출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에 명시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법안 제1조는 '종전의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를 통합하여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대전충남특별시를 설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존 지명을 단순히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통합시 명칭을 결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해 보인다. 이름이 길고 부르기 불편할 뿐 아니라, 줄여 부를 경우 생길 수 있는 '대충'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간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충남대전특별시'를 거론하지만 이것도 줄여 부르면 특정 대학을 떠오르게 한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의 결합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의 출발이다. 그렇다면 명칭 역시 단순한 이름의 조합보다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역사성과 확장성을 담아야 한다. '충청'이라는 이름은 오늘날 중부권을 대표하는 보편적 명칭으로 900년 넘게 지역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명칭은 대전과 충남을 넘어 향후 충청권 연대와 발전 가능성까지 열어둘 수 있다. 세종시나 충북도와의 통합까지 염두에 둔 지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충남 통합시 명칭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대대손손 불러야 할 통합시의 이름을 숙고하지 않고 뚝딱 결정하면 곤란하다. 서두를 이유도 없고, 대충 결정해서도 안 된다. 소수의 판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전문가 검토와 시민 공모, 여론조사를 통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대전시민과 충남도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이름이 나와야 한다. 도시의 이름은 한번 정해지면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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