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공격사주 의혹’ 김대남을 만났다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의 당사자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오늘(7일) KBS와 만났습니다.
김 전 행정관과 관련된 의혹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서 "잘 기획해서 (한동훈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는 김 전 행정관의 육성녹취가 공개되면서 불거졌습니다.
이후 '공격 사주 의혹'뿐 아니라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 임명 과정, 대통령실 재직 시절 비서관 사칭 감찰 등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야권에서 여사의 선거 개입 의혹이라며 공세를 폈고, 여권에선 한동훈 지도부를 중심으로 배후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윤-한 갈등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전 행정관은 오늘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해 2시간여에 걸쳐 상세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김 전 행정관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내용은 취재기자와의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사에 반영된 김 전 행정관의 대답은 실제 김 전 행정관의 원래 발언을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일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요약된 부분도 있습니다.
■ "'김 여사 거론하며 접근, 나는 (여사) 번호도 몰라…사적 대화가 공작으로 비화"
김 전 행정관은 질문을 받기 전 '서울의소리'와 접촉한 배경부터 설명했습니다.
- '서울의소리'의 이OO 기자가 전화가 왔을 때 강원도 후배라고 해서 편하게 만나게 됐다. (김 씨는 처음 전화를 받은 시점을 1년여 전이라고 했다) 본인이 지난 대선 기간 논란이 됐던 김건희 여사 녹취의 장본인인데, 그 뒤로 여사와의 사이가 소원해졌다면서 저를 통해 (여사와의) 만남이 한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나는 여사님하고의 전화번호도 모른다. 아무 관계도 없다. 그래서 그 기자에게 직접 해보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다."
- "그 기자는 끊임없이 김 여사 녹취를 공개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의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순수하게 받아들였다. 그 연장선에서 '이런 내용을 여사와 소통하면 여사가 좋아할 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에서 나눈 사적 대화 차원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거대한, 마치 한동훈 대표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작인 것처럼 비화가 됐다."
Q. "잘 기획해서 (한 대표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 이라는 언급을 하게 된 배경은?
- "'서울의소리'와 통화하기 일주일 전쯤 일부 유튜브를 통해서 총선 백서에 여러 의혹이 있다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여의도에서 작은 모임을 하는데, 그곳에서도 관련 얘기가 회자될 정도(로 소문이 있었다). 그 모임에서 '총선 백서에 이번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 몇십억이 들었다', '한동훈 대표 이미지 조사를 개인적으로 한 것도 있다. 이런 부분들은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총선 백서에 뭐가 있는데 왜 빨리 안 나오느냐' 이런 얘기를 들었다. 당시에는 비중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추후에 알아보자, 정도 생각했다. '서울의소리' 기자는 어쨌든 다른 진영에 있는 기자이지만 혹시 아는 게 좀 있나 해서 이렇게 소통을 했던 거였다."
Q. 해당 발언 때문에 '여사 당무 개입 의혹'까지 불거졌다. 여사와의 관계는?
- "내가 3급 행정관이었는데 여사하고는 대통령실 재직 시절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친분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과거 (강남)구청장 출마했을 때 함께 찍은 사진이 전부이다. 선거 출마자 입장에서는 (사진으로) 대통령하고 좀 친분이 있는 것처럼 과시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런 사진들이 인터넷에 돌고 있는 것이다."
Q. 녹취록에는 이원모 대통령실 비서관과 이철규 의원이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언급이 있는데.
- "당시 내가 (용인갑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원모 비서관이 전략공천으로 내려올 것 같아라는 소식을 들었다. 속상한 마음에 술 한잔 먹고 집에 왔는데 마침 그때 '서울의소리' 기자가 전화가 와서 '이철규 의원이 너무한 거 아니냐', '여사가 개입한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꺼냈다. 유도 질문에 내가 '그냥 공천에 개입하고 있는 거지'라고 대답을 했던 것 같다. 사실 공천에 개입했으면 강남에 공천을 주면 되지 굳이 용인을 (권유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제가 아마도 이렇게 부족하다라고 판단해서 공천에 탈락한 것 같다. 그래서 거론된 당사자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Q.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에 '서울의소리'와 한동훈 의혹과 관련된 USB를 주고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인가?
-"당시 (한동훈 대표가) 개인 여론조사를 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이와 관련한 총선 백서 내용을 나 또한 알고 싶었다. 나 역시 총선에 출마했던 사람의 한 명이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서울의소리' 기자가 알아볼 수 있는 게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했고, 그쪽에서도 혹시 총선 백서를 구할 수 있으면 가져다 달라고도 했다. 그 이후 마포 일대에서 만나 USB를 받았다. (김 씨는 정확한 날짜는 특정하지 않고 7월 전당대회 직전이라고 언급했다.) '서울의소리' 기자가 공격할 자료라고 취합해서 준 것을 내가 우리 진영에 있는 후보를 위해서 쓰려는 의도가 아니고 그냥 개인적으로 의혹을 좀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받고 나니 USB 자료가 선거에 이용되는 것도 바람직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버렸다."(김 씨는 이와 관련해 USB를 열어보지도 않았고, 어떻게 폐기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Q.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과 관련된 자신의 발언이 '악의적인 편집, 짜깁기'라고 주장하는데, 이를 증명할 본인 소유의 녹음파일은 없나?
- "내가 가진 녹음파일은 없다. 개인적으로 녹음을 할 줄도 몰랐고 1년 넘게 관계를 이어온 사람이 녹음해서 이렇게 이용한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 아는 후배들과 소통하면서 위로하는 수준에서의 대화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에 대해서 약간의 비하하는 말도 있을 수 있고 또 욕설도 있을 수 있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가감 없이 내가 얘기했다. 그 전체 맥락에서 내가 이것은 중요한 정보라고 전달됐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곱씹어보면 시중에 다 나왔던 얘기들이었고, '서울의소리' 기자도 그 내용을 얘기할 때 다 알고 있었다는 뉘앙스였다. 다만 이제 내 신분이 잠시나마 공직자로서 대통령실의 직원이었다는 신분 때문에 제3자가 들었을 때 상당히 신뢰가 있는 말이 아니냐 이렇게 볼 수도 있는데, 내 처세와 당시 행동들이 너무나 어리석고 한심하고 송구할 뿐이다."
- "녹취 보도가 나가기 전날 내가 서울의 소리 대표에게 전화를 했다. 이게 방송에 나가면 내가 난처해지게 되고 이건 정말 망신스러운 개인적 대화이기 때문에 방송이 안 됐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매체 대표는 오히려 "자기 쪽으로 와서 영웅이 되라" 이렇게 회유하더라. 나를 희생양으로 만들어서 그걸 탄핵의 도구로 나를 이용하려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Q. 전당대회 직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으로 임명됐다. 특혜 의혹이 있다.
- "지인 중에 서울보증보험의 임원 출신이 있다. 감사 자리가 비어 있으니 한번 알아봐라 이렇게 했었다. 내가 가진 경력이 공직 쪽에서는 1년 6개월밖에 없는데 , 민간인 경력에서는 감사도 오랫동안 했었다. 기업 회생 전문가라고 법원의 명령에 의해서 법정관리회사에서 근무하는 그런 회생 전문가로서도 6년간 근무를 했던 이력도 있다. 그래서 감사 정도의 업무는 내가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자부하고 있다."
- "서울보증보험의 상근 감사위원직은 3급 행정관이 통상적으로 가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지나친 거다. 어떤 자리에 사람이 능력을 보고 얘기하는 거지, 무슨 직급을 갖고 그러면 뭐 대한민국 공무원 중에 3급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 어디도 못 가는 것이냐."
Q. 결국 감사위원직 사퇴했는데, 이유는?
- "내 사적 녹취록 때문에 언론에서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회사에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해서 업무 수행에 지장이 많았고, 임직원들의 입장도 있어서 오늘 자로 사임서를 제출하고 온 상태다."
Q. 국민의힘은 당무감사 조사 착수했는데, 조사에 임할 계획인가?
- "내가 (당의) 진상조사를 받기 싫어서 탈당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탈당은 어떻게든 우리 당이 조금이라도 저의 불미스러운 일로 당 지지율이 또 떨어질까 봐 탈당을 했던 것이다. 당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이 필요하고 또 조사가 있다라고 하면 조사에 협조할 생각이다. 당에서 하루속히 해명에 필요한 조치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응하려고 하고 있다."
Q. 대통령실 재직 시절 ‘비서관’을 사칭해 내부 감찰을 받았는데.
- " 대통령실에서 (비서관 자리가 공석이어서) 비서관 직무대리라는 공식 직함을 받았다. 그렇게 명을 받고 대외 활동을 하는 중에 예를 들어서 시민단체 행사를 가거나 그러면 제가 참석을 하면 사회자가 저를 호칭을 하는데 비서관이 오셨다라는 식으로 호칭을 여러 번 했다. 직무 대리인이다라고 일일이 다 체크를 못 한 점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때문에 한번 공직기강비서관에서 소명을 하라 해서 사실은 소명도 했다. 그래서 소명도 했는데 그로 인해서 문책을 받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 " '서울의소리' 녹취록 보도는 '짜깁기', '악의적 편집'일 뿐이다. 공작, 사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를 한 상태이고, 앞으로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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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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