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꼭 가야 할 전시회 추천 BEST 10

1. 장줄리앙의 종이세상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티스트 장 줄리앙은 페인팅, 일러스트레이션부터 조각,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그의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자유롭고 독창적인 장 줄리앙의 작품은 우리 주변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간결한 선과 색으로 위트 있게 보여준다. '페이퍼 피플'은 가지각색 평면의 인물을 3차원의 세계로 불러들임으로, 유머러스 한 작가의 시선을 통해 일상 속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한다.

2. 툴루즈 로트렉
프랑스 아르누보 포스터 미술의 거장,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탄생 160주년을 기념하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전시회를즐기다‘가 미디어협력으로 참여하는 ’툴루즈 로트렉 : 몽마르트의 별‘ 전시를 개최한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은 프랑스 귀족 가문 출신의 미술가로 ‘벨 에포크’ 시대 파리 밤문화를 특유의 매혹적이며 도발적인 필체로 표현한 그의 석판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화가, 판화가, 삽화가로 활동한 그는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고 당대 아방가르드 예술의 중심지였던 몽마르트에서 새로운 예술의 다양성을 흡수하고 독창적인 조형성을 개척했으며, 현대 그래픽 포스터의 선구자로 세계 미술사의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손 꼽힌다.

이번 전시는 로트렉의 심리적 결핍과 비운의 생애를 강조해온 이전의 경향을 벗어나 그의 예술을 새로운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신체적 장애를 크게 개의치 않고 사람들과 교류를 즐긴 그의 호방함, 어떠한 유파에도 속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새로운 예술을 받아들인 그의 보헤미안적 실험정신, 특히 화려함과 저급함 이면의 인간미를 관찰했던 그의 휴머니즘을 강조하고자 한다. 세기말 역동성과 휴머니즘이 맞물려 빚어낸 툴루즈-로트렉 예술의 비범함을 탐구하는 본 전시는 그가 몽마르트에서 탄생시킨 불후의 매혹적인 작품과 로트렉과 함께 동시대 프랑스 아르누보 포스터 황금기를 이끈 쥘 세레, 조르주 드 푀르, 앙리 가브리엘 이벨스, 테오필-알렉상드르 슈타인렌, 알폰스 무하를 포함한 13명의 작품을 망라하는 159개의 석판화 명작을 선보인다.

3.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뭉크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다. 뭉크 미술의 최고 권위를 가진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을 포함하여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23곳의 소장처에서 온 140여 점의 작품을 14개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한다. 석판화 위에 뭉크가 직접 채색한 전 세계에 단 2점뿐인 '절규'를 비롯해 '키스', '마돈나', '불안', '뱀파이어' 등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이 전시는 '절규'로 널리 알려진 뭉크가 미술사에 남긴 심오한 발자취를 탐구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모던 아티스트 중 한 명인 뭉크의 독특한 화풍과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표현기법에 초점을 맞춰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주목할 작품들은 뭉크의 핸드 컬러드 판화로 제작된 것이다. 이 방식은 판화 위에 작가가 직접 채색하여 작품의 독자성을 부여한 것으로 뭉크가 최초로 시도하였으며 매우 혁신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핸드 컬러드 판화의 경우 유화와 마찬가지로 단 한 작품만 존재하기 때문에 높은 희소성을 가지고 있고, 유럽에서도 한 전시에서 다양한 핸드 컬러드 판화 작품을 소개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수의 미술관과 개인 컬렉터로부터 수급한 다양한 핸드 컬러드 판화 작품들을 소개한다.

또한 뭉크의 잘 알려진 작품 외에도 개인 소장가들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작품들을 공개한다. 뭉크는 외로움, 사랑, 죽음과 같은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전 생애에 걸쳐서 심도 깊게 다루었고, 이 주제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끈질기게 수행했는데 물감의 물리적 특성을 강조하고, 자연에 작품을 노출시켜 시간이라는 요소를 작품에 표현한 그 실험의 결과가 고스란히 담긴 흥미로운 작품들을 만나보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뭉크의 놀라운 이미지와 그의 천재적인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기법을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4. Holiday in Paris : 파리의 휴일

19세기 이전에는 사회적, 종교적 환경으로 인해 역사, 정치, 신화, 종교와 같은 주제를 다룬 그림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산업혁명과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중산층이 성장하고 경제적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기 시작했고 이들의 일상과 휴식 시간을 화폭에 담은 인상주의 작가들이 등장하였다. 인상파 화가들은 당시 미술계를 장악하고 있던 아카데미 화풍에서 벗어나 화실에 머물지 않고 빛, 색채, 공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자연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엇보다 소풍, 뱃놀이, 일광욕, 카페, 길거리, 정원 등에서 일상의 낭만과 여유를 즐기는 파리지앵의 모습을 다채롭게 캔버스에 표현하였다.

'Holiday in Paris : 파리의 휴일' 미디어 전시는 파리의 여유로움을 몽환적으로 그려낸 프랑스 인상파대표 작가인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두아르 마네, 조르주 쇠라,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작품을 실감형 디지털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하고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관람객이 19세기 파리로 시간 여행을 하며 인상파 작품 속에서 휴식을 즐기는 주인공이 된 듯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5. 아니카 이 :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

리움미술관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아니카 이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 '또 다른 진화가 있다, 그러나 이에는'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작을 포함한 작가의 최근작에 방점을 두고 이와 연결된 구작을 함께 전시한다. 지난 10년간 제작된 30여 점의 작품은 작가의 전반적인 작업 세계와 최근 경향을 폭넓게 보여준다.

아니카 이는 기술과 생물, 감각을 연결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전개해왔다. 작가는 박테리아, 냄새, 튀긴 꽃처럼 유기적이고 일시적인 재료를 사용해 인간의 감정과 감각을 예민하게 포착한 작업으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개미나 흙 속의 미생물처럼 살아있는 생물을 조력자 삼아 제작한 작업을 통해 삶과 죽음, 영속성과 부패 등의 실존적 주제를 다루었고, 최근에는 기계, 균류, 해조류 등의 비인간 지능을 탐구하고 인간중심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과학자, 건축가, 조향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과 생물학, 기술철학, 환경 정의를 넘나드는 작가의 폭넓은 연구는 작업의 깊이와 너비를 견인한다.

전시 제목은 불교 수행법 중 간화선에서 사용되는 화두의 특성을 차용한 수수께끼 같은 구절로, 아니카 이 작업의 명상적이고 영적인 전환을 반영한다. 이러한 전환은 각종 비인간 생물과 기계, 그리고 협업자들과의 작업을 통해 저자성과 인간중심주의에 도전해온 아니카 이의 작업이 결국 나와 타자의 경계 없음에 대한 탐구에 다름 아니었음을 드러낸다.

신작 영상 '산호 가지는 달빛을 길어 올린다'는 죽음 이후를 탐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공(公)'에 속하는 첫 번째 작품으로, 작가의 사후에도 작업이 계속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아니카 이 스튜디오가 생산한 작업물을 데이터 삼아 훈련된 알고리즘은 스튜디오의 ‘디지털 쌍둥이’로 기능하며, 공동의 연구와 협업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아니카 이 스튜디오의 유기적인 작업 방식을 반영한다.

박테리아를 사용한 신작 '또 다른 너(2024)'는 인간과 비인간 생명체의 관계를 탐구한다. 끝없는 환영을 만들어내는 인피니티 미러 형태의 작품 속에는 해양 유래 형광 단백질을 발현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박테리아가 자라면서 연하게 색을 발한다. 평범한 세균이 합성생물학을 통해 해파리나 산호와 같은 해양생물의 유전질을 계승하게 되는 과정은 고대의 바다와 현재의 우리 사이의 연결지점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한다.

6. 2024 아트스펙트럼 : 드림 스크린

국내 신진작가 지원 전시로써 명맥을 이어온 ‘아트스펙트럼’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동시대 미술 현장의 흐름에 걸맞은 전환을 꾀한다. 수상제를 폐지함으로써 경쟁 체제를 탈피하고, 참여 작가의 범주를 국내에서 아시아로 확장해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배경의 국내 및 아시아 창작자 26명/팀이 함께 하는 교류의 장이 된다.

기획전 '드림 스크린'은 밀레니얼 이후 세대가 인터넷, 게임, 영화 등 ‘스크린’이라는 매개체를 통한 경험을 체화하면서 물리적인 세계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감각을 갖게 된 점을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전시 제목인 “드림 스크린”은 허구적이지만 보다 깊은 무의식의 영역을 드러내는 ‘꿈’과 직간접적인 경험을 중개하는 다종다양한 ‘스크린’을 합성한 표현이자, 스크린 너머로 떠오르는 환상이나 잔상을 의미하는 조어다. 거대 서사 혹은 선형적인 성장 신화가 더 이상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새로운 세대가 매체를 경유한 경험과 파편적인 잔상으로부터 삶의 조건을 탐색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개척해 가는 다양한 경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특히 스크린을 통해 접하는 광범위한 정보와 감각 자극, 그리고 다중적 서사를 통해 구성, 공유되는 공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때 공포는 직접 마주한 현실과 거리가 있는 허구인 한편 주어진 현실의 조건을 파악하고 재구성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드림 스크린'은 이처럼 가공된 공포를 시대적 징후로 보고, ‘윈체스터 하우스’라는 ‘귀신 들린 집’을 모티프 삼아 펼친다.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미국 산호세 소재 윈체스터 하우스는 총기 사업으로 부를 일군 윈체스터 가의 부인이 총기로 인해 사망한 이들의 혼이 자신을 찾아오지 못하도록 복잡하고 독특한 구조로 지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블랙박스와 그라운드 갤러리에서 펼쳐지는 ''드림 스크린'은 마당, 입구, 복도, 20여 개의 독립적인 방으로 구성된다. 방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각 작가의 실천을 밀도 있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 체계가 공존하는 오늘날의 시대상을 재고한다. 마치 미로 사이로 길을 찾는 듯한 동선은 젊은 세대가 경험하는 방향성의 상실과 고립감을 반영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각자만의 길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는 각자의 지역적 특징과 문화를 기반으로 인터넷, 서브 컬쳐, 게임, 대중 문화 등을 접하며 성장한 세대에 속한다. 총 작품 60점 중 23점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신작이다. 미래에 대한 굴절되고 산란된 이미지를 앞두고 예술적 실천을 이어가는 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역사적 유산을 동시대적으로 해석하거나 바깥 세계에 접속하는 경로인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인 스크린 안팎을 왕복하고, 개인이 물리적, 심리적으로 고립되는 세계에서 맺을 수 있는 다양한 관계의 모습을 탐색한다. '드림 스크린'는 이러한 실천을 한 자리에 모아 각 작품이 내재한 시공간을 가로지른 모험을 펼친다.

7. 엘름그린 & 드라그셋 : Spaces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2024년 하반기 현대미술 기획전으로 '엘름그린 & 드라그셋 : Spaces'를 개최한다. 1995년 결성된 북유럽 출신의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착화된 사회, 정치적 구조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 왔다. 이번 전시는 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공간 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작품 50여 점을 조명하는 자리로, 국내에서 8년 만에 개최되는 미술관 전시이자 아시아에서 열린 전시 중 최대 규모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공간 전체를 점유하는 듀오는 이번 전시에서 집, 수영장, 레스토랑, 주방, 그리고 작가 아뜰리에 이르기까지 총 다섯 개의 대규모 공간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마이클 엘름그린과 잉가 드라그셋은 전시 공간을 예기치 못한 환경으로 탈바꿈하여 기존 공간의 기능과 의미를 전복시키는 경험을 선사해왔다. 관객은 이번 전시 안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와 형태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작가들이 디자인한 집과 그 안의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보며 가상의 거주자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다. 이어 두 번째 전시실에는 실제 규모의 수영장이 자리한다. 물이 빠진 수영장은 그들의 작업에서 반복되는 모티프로, 오늘날 공공 장소의 쇠퇴와 공동체의 상실을 암시한다. 전시 후반에는 ‘더 클라우드’라는 레스토랑 공간이 등장하는데, 이 역시 실제 운영 중인 레스토랑과 다름없는 모습의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은 테이블 사이를 거닐며, 영상통화 중인 사람 형상의 작품을 비롯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 위치한 작품들과 마주하기도 한다. 이외에 다른 공간에서는 실험실 같은 주방과 작가의 아뜰리에를 볼 수 있다.

8.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PKM 갤러리는 한국의 1세대 추상화가 故 유영국 화백의 개인전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사후 최초로 공개되는 소품들을 포함, 유 화백의 1950–1980 년대 유화 작품 34 점과 화가로서의 삶의 궤적을 담은 아카이브 자료가 소개된다. 이를 통해 시대적 격변기를 거쳐가는 과정 속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더욱 단단한 내면과 품위로 발현된 유 화백의 중용의 미학이 조명된다.

9. 연화, 설렘의 빛

청와대 사랑채 재개관을 알리는 '연화, 설렘의 빛' 전시가 개최했다. 청와대를 드나드는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열린 안식처’로 만남과 소통의 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10. 에어로센 서울

리움미술관의 3개월 프로젝트 '에어로센 서울'이 9월 2일 본격 대중에 공개됐다. 국내외 관객의 관심을 받은 본 프로젝트는 샤넬 컬처 펀드가 후원하는 리움의 퍼블릭 프로그램 ‘아이디어 뮤지엄’의 일환이다.

에어로센(Aerocene)은 전 세계의 다양한 예술가, 활동가, 지리학자, 철학자, 사상가 등이 모여 공동의 퍼포먼스를 펼치는 학제 간 커뮤니티이다. 서울에서의 성공적인 첫걸음에는 '무세오 에어로솔라', '에어로센 백팩 워크샵', 그리고 기후 변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깨우기 위한 포럼이 포함되었다.

에어로센 서울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인 '무세오 에어로솔라'는 전 세계 커뮤니티가 제작에 참여한 공중에 떠 있는 뮤지엄으로, 본 활동을 위해 샤넬코리아 임직원과 서울시 용산구 주민들이 함께 약 5,000개의 비닐봉투를 수집하여 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리움 미술관 주관으로 국내 여러 지역 미술관에서 진행된 일련의 워크숍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수집된 비닐봉투들을 이어 붙여 환경 보호를 위한 하나의 캔버스를 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리움미술관 M2에 설치되어 9월 29일까지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