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공장 스톱, 매물 폭탄… 실물경기 최악

박한나 2024. 12. 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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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내년 '1%대 저성장'을 예고한 가운데, 이미 실물경기는 그에 준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적자를 감내하느니 차라리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경매에 나오는 공장 매물도 역대급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여수2공장의 페트(PET)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에틴렌글리콜(EG),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의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다.

LG화학 역시 최근 나주 공장 내 알코올 생산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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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공세·건설경기 침체 탓
롯데켐·LG화학 일부 가동 중단
"정부, 추경 등 특단대책 내놔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한국은행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내년 '1%대 저성장'을 예고한 가운데, 이미 실물경기는 그에 준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적자를 감내하느니 차라리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경매에 나오는 공장 매물도 역대급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0.2%p 낮추고, 내년 성장률을 1.9%로 하향하는 등 저성장을 예고한 바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기업들은 투자에 엄두를 못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조기 편성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은 재정건전성을 따질 계제가 아니라 일단 경제를 살려놓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길어지는 경기침체로 한국 경제의 중추인 화학, 철강,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라인은 속속 멈추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여수2공장의 페트(PET)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에틴렌글리콜(EG),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의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3분기 누적으로 66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일부 제품은 가동할수록 손해만 커지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기초화학 생산부문의 원가절감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공장단위의 운영 효율화를 지속 진행 중"이라며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다운스트림 일부 라인의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최적의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역시 최근 나주 공장 내 알코올 생산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밖에 작년 말 나주 공장 내 아크릴산 생산을 중단했고, 올 초 대산·여수 공장의 석유화학 원료 스티렌모노머(SM)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역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생산라인을 멈추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포항2공장을, 포스코는 45년 9개월간 가동했던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의 가동을 각각 멈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장비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기 위해 평택캠퍼스 P2와 P3공장 일부 설비 가동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침체를 버티지 못하고 경매에 나오는 공장도 급증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공장과 제조업소 경매 건수는 총 828건애 달했다. 이는 전년(538건) 대비 53.9% 증가한데다 3분기 기준 4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기업들도 지갑을 닫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달 13∼2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 122곳 중 56.6%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아예 투자계획이 없다는 기업도 11.4%나 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철강에 이어 화학산업까지 중국발 치킨게임에 생존 위기"라며 "정부가 빠르게 공급망 변화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구조 자금을 마련하고 대외 협상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도록 다각도의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인수 숙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내 성장률의 지속 저하로 이미 예견된 위기지만 대책이 없는 게 문제"라며 "정부가 공공지출을 확대해 경제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고, 직접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등으로 기술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하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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