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이용료 60만원에...공원·온천 품은 병원 옆 시니어타운 입주 가능한 이유
[땅집고] ‘시니어타운 수난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련 시설이 줄줄이 문을 닫은 지방에서 10여년 간 성공적으로 운영 경험을 쌓은 곳이 있다. 바로 전북 고창군 노인복지주택 ‘서울시니어스 고창 타워(고창타워)’다. 이곳은 최근 윤석열 정부가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2015년 폐지했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재도입하기로 하면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 깡시골 고창에 들어선 은퇴자마을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석정리에 들어선 고창타워는 2017년 문을 열었다. 고창군과 서울시니어스 등이 2008년부터 고창군 고창읍 153만4000㎡의 부지에서 추진한 고창 석정온천 관광지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은퇴자마을과 골프장, 스파리조트 등을 함께 건립하는 사업이었다.
실제로 고창타워 인근에는 다양한 여가·문화 시설과 명소가 있다. 선운사를 품은 선운산도립공원까지 차로 20분이면 도착한다. 조선시대 성곽인 고창읍성, 편백나무 숲 등도 가깝다. 시니어타운 내에도 공원이 잘 조성돼 있다. 건강을 챙기면서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은 시니어타운 성공 요인 중 하나다.
고창 대표 관광지이자 국내 최초 게르마늄 온천을 개발한 석정온천 지구는 시니어타운 입주자를 만나러 오는 가족들이 더 선호하는 시설이다. 석정휴스파는 마사지 풀(pool)과 스트레칭 풀 처럼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부터 유아들을 위한 공간까지 다양한 형태의 온천을 두루 갖추고 있다.
■ 시니어타운·요양원·요양병원 ‘원스톱 서비스’
고창타워의 최대 특징은 돌봄 단계에 따른 의료 체계가 갖춰졌다는 점이다. 시니어타운 바로 앞에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모두 마련돼 있어, 시니어타운에 거주하다가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되더라도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액티브 시니어뿐 아니라, 후기 고령자까지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곳이다.
고령자 전용 주택 뿐 아니라 일반 주택도 있다. 애초에 은퇴자 마을로 설계된 곳이지만, 어르신뿐 아니라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다른 세대들이 함께 머물도록 했다.
한 입주자는 “시니어타운에 들어와서 지내보니, 처음부터 여러 세대가 어울릴 수 있게 지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런 세대친화형 설계는 인구 6만 소도시 고창에서 시니어타운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간 실패 사례로 꼽혔던 실버타운 대부분은 전원형으로 지어져서 입주한 후에는 외부와 단절됐다.
■ 관리비·식비 포함 月 60만 원…”완전 합리적!”
홈페이지에 따르면 고창타워의 월 생활비는 방 크기에 따라 43만7150원~65만808원이다. 식비(의무식 30식)를 포함한 금액이다. 가구 당 분양가는 1억원~2억9590만원이다.
이는 서울 유명 시니어타운 생활비의 20~30% 수준이다. 지방이라서 지가가 저렴하고, 인건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시니어타운 운영에서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이곳의 경우 바로 앞에 병원과 요양원이 있어 의료 및 돌봄 서비스 관련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창타워는 바로 앞에 병원이 있어 의료 서비스를 중복해서 넣을 필요가 없다”며 “이러한 점이 저렴한 생활비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지어진 시니어타운과 비교할 때 인테리어나 제공 서비스가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개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물인터넷(IoT) 활용해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서비스 등이 나오고 있지만,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기대하기 어렵다.
글=김서경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