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TV, 매출 226조 '혁신 엔진'…스타트업 세계 진출 가속

정진욱 2026. 5. 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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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만 445곳…연구인력 비중 30% 넘어
경기도 글로벌 육성사업 통해 투자 1216억원 유치
투자·통번역·주거까지 ‘원스톱 지원’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과원 제공.


판교테크노밸리(1판교·2판교)가 매출 226조원, 수출 57조원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와 경기도의 촘촘한 기업 지원 체계를 앞세워 입주 스타트업들의 세계 시장 진출도 빠르게 가속화되는 추세다.

 매출 226조 판교…숫자로 입증된 '한국형 기술 혁신 중심지'

22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는 연구·인재·정보·교역이 한곳에 모인 세계적 수준의 융복합 연구개발 중심지다. 정보기술·생명공학·문화기술·나노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며, 경기도를 대표하는 혁신 집적지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해 경기도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입주기업은 총 1780개사이며(1판교·2판교) 이 가운데 정보기술 기업이 약 61.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산업 집적 효과는 수치로도 뚜렷이 나타난다. 입주기업 총 매출은 226조 원이다. 수출 성과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수출기업은 445개사로 전체의 25%를 차지하며, 수출액은 57조 원이다. 

임직원 수는 약 8만3000명이며, 이 가운데 연구 인력 비중이 30.5%에 달해 기술 중심의 산업 구조가 뚜렷하다. 평균 연령은 약 37.9세로, 20~30대가 핵심 인력층을 이루고 있다. 기업부설 연구소를 운영하는 기업 비중도 39.5%가 넘어, 판교는 명실상부한 '연구개발 기반 혁신 집적지'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판교는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기술 경쟁을 전제로 성장하는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한다.

 "운동화 출근"…판교의 경쟁력은 '자유와 속도'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 캠퍼스 앞은 출근길 직장인들로 분주했지만, 분위기는 여느 산업 집적지와 사뭇 달랐다. 정장 대신 운동화와 편한 차림이 일상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직장인들 사이에는 판교 특유의 속도감이 흐른다.

판교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판교는 유연한 사고와 빠른 실행이 경쟁력인 곳"이라며 "이 같은 문화가 곧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판교는 젊은 산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 약 8만3000명 가운데 20~30대 비중이 60%에 달하며, 평균 연령은 30대 후반이다. 연구 인력 비중도 30%를 웃돌아 기술 혁신을 이끄는 인력 구조를 갖췄다.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기술 기업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농업용수 전처리장치 개발 스타트업 ㈜딥벨로는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네덜란드 원예 전시회(Horticontact)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고, 약 80만 달러 규모의 유럽연합 지역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통·번역 지원을 활용해 해외 협상 기간도 크게 줄였다.

 주거부터 투자까지…'전 주기 지원'이 만든 성장 구조

판교테크노밸리 내 스타트업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정기적 네트워킹 프로그램 ‘퇴근길 밋업’의 1회차가 지난 4월 9일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창업라운지에서 열렸다. 경과원 제공.


판교의 경쟁력은 단순한 기업 집적이 아니라 촘촘한 '지원 체계'에서 완성된다.

경기도와 경과원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주거 환경 조성부터 세계 진출까지 이어지는 전방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임대보증금 지원사업'이다. 2016년부터 시행된 이 사업은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근로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1인당 최대 3000만 원을 무이자로 지원한다. 현재까지 151개사 391명에게 약 82억 원이 지원됐으며, 이를 통해 젊은 인재 유입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내 통·번역 센터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해외 바이어 통역, 계약서 번역, 홍보자료 제작 등을 지원하며 세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 2023년 이후 1000건 이상의 통·번역 서비스가 제공됐다.

이 가운데 핵심은 '경기도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사업'이다. 세계 진출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선발해 해외 진출 연계, 사업화 지원, 투자 교류회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이 사업은 최근 3년간 투자 유치 1216억원, 매출 373억원, 고용 140명 창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세계 진출을 준비 중인 유망 스타트업 12개사를 선정해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내 보육 공간에서 집중 육성을 제공하고 있다. 정품 인증 솔루션 개발업체 넥스팟솔루션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업로드 속도를 90% 개선했다.

이를 바탕으로 매출이 3억5000만원에서 17억원으로 늘었고, 18억원 투자 유치와 일본 기업과의 공동 개발 추진으로 세계 시장 진출 기반도 확보했다.

판교는 이처럼 단순한 기술 집적지를 넘어 '투자와 국제 협력의 거점'으로 확장되고 있다. 판교 스타트업 투자 교류회는 연간 20개 기업을 선발해 투자설명회 컨설팅, 투자 상담, 발표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27회의 투자설명회와 167회의 투자 상담을 통해 약 627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성과를 기록했다.

 방문객 80%가 해외…국제 교류망 확대

국제 교류망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판교를 찾은 방문객은 585명이며, 이 가운데 약 80%가 해외 인사였다. 단순 견학을 넘어 투자와 협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스웨덴 중소기업·스타트업 사절단이 판교를 방문해 국내 기업들과 활발한 교류를 진행했다. 판교 스타트업 6개사와 스웨덴 기업 간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프로그램은 협력 가능성이 높은 기업 간 맞춤형 교류와 한·스웨덴 기업 간 자유 교류 시간으로 구성됐으며, 기술 협력과 사업 연계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경과원은 판교테크노밸리의 국내외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누리집과 동영상 공유 채널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국문 399건, 영문 390건의 콘텐츠를 발행했다. 스타트업 관련 보도자료 1만5000여 건 배포, 영상 제작, 온·오프라인 홍보물 제작 등을 통해 판교와 입주기업의 성과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성과로 입증된 경쟁력…세계 무대에서 통했다

지난 1월 ‘경기도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사업‘ 참여기업 중 ’오토엘‘ 등 10개사가 2026 CES 참가를 지원받았다. 경과원 제공.


다양한 지원 정책의 효과는 세계 무대에서도 확인된다.

세계 스타트업 육성사업 참여 기업 10개사의 세계 가전·정보기술 박람회(CES) 참가를 지원한 결과, 그 절반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투자 유치 45억 원, 계약 20억 원의 성과를 거두며 세계 무대에서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현곤 경과원장은 "판교는 기업 간 협력과 국제 교류망이 실제 투자와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앞으로도 기업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복장과 수평적인 문화, 그리고 경기도와 경과원의 정교한 기업 지원 체계. 판교테크노밸리는 기업 집적과 성장, 세계 진출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혁신 집적지로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판교 중심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세계 시장에서 어떤 확장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성남=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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