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우빈 "'택배기사' 흥행 감사…'행복할 의무' 느끼셨으면"

조은애 기자 2023. 5. 2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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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우빈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넷플릭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배우 김우빈(34)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17일 넷플릭스 톱10 웹사이트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공개 후 단 3일 만에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같은 부문에서 대한민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집트, 홍콩, 필리핀, 브라질 등 65개 국가의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거짓말 같다. 거창한 목표 없이 그저 최선을 다했는데 전 세계에서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 마냥 감사한 마음"이라는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우빈이 연기한 5-8은 랭킹 1위의 택배기사다. 압도적인 체격에 정의감, 막강한 전투 실력까지 갖춘 5-8은 밤이 되면 몇몇의 택배기사들과 함께 난민들을 돕는 블랙나이트로 활동하고, 동시에 비밀을 감춘 듯한 천명그룹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끊임없이 견제한다.

"원작과는 좀 다르게 만들어보려 했어요. 제가 만든 5-8의 전사가 있는데요, 일단 부모님이 난민이었고 태어났을 때부터 이런 세상을 받아들여야 했던 인물로 설정했어요. 원래 성격은 밝았는데 동료였던 사람들이 식량 앞에서 적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상처받았고, 그 이후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감정을 숨기는 사람이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전사를 만든 이후에는 5-8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외적으로 멋진 것보다도 자기 몸을 바쳐서라도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진짜 멋있다고 느꼈죠."

5-8이 누비는 '택배기사' 속 서울은 사막화가 진행돼 온통 모래로 뒤덮여있다. 이같은 '택배기사'의 압도적인 영상미가 탄생하기까지 그 뒤엔 수많은 이들의 땀이 있었다. 실외 촬영은 5만평 정도 되는 부지에 모래를 깔아 진행했고, 정교한 CG(컴퓨터그래픽)를 활용한 장면들이 많아 배우들은 대부분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해야 했다. 비인두암 투병 후 건강을 회복한 지 얼마 안 된 상태라 팬들의 걱정을 불러모은 김우빈의 흡연 장면 역시 100% CG였다. 조의석 감독은 김우빈의 건강을 고려해 흡연 설정을 빼자고 제안했지만, 김우빈은 캐릭터의 디테일을 위해 그대로 밀어붙였다. 결국 제작진은 담배 연기를 CG로 만드는 등 스쳐 지나가는 장면까지도 섬세하게 구현했다.

"촬영할 때 어떻게 그려질지 듣고 연기했는데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진짜 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사실 무려 13개월 동안 '외계+인'을 촬영하면서 하늘 날고 빔을 쏘고 온갖 연기를 다 해봐서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난 이제 블루스크린 앞에서 어떤 연기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어렵긴 어렵더라고요. 눈으로 보고 직접 느끼면서 연기하는 것과 상상만 하는 건 차이가 있으니까요. CG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인데 수많은 컷들을 하나하나 작업해주신 스태프분들께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에요."

황폐화된 서울의 낯선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역시 '택배기사'의 볼거리다. 특히 택배기사 선발대회에서 등장한 카체이싱은 약 1km의 흙으로 만든 도로에서 촬영하고 VFX팀이 자연스러운 차량 움직임과 충돌 시각 효과 등을 만들어 현장감을 더했다. 김우빈 역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세심한 감정 표현부터 고강도의 액션까지 소화했다.

"액션은 연습이 답이죠. 무술팀이 합을 짜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숙지하는 데 집중했어요. 무엇보다 5-8의 과거 액션, 현재 액션에 차이를 주려고 했어요. 과거의 액션은 날 것 같은 느낌을 내려고 거친 호흡을 많이 썼어요. 유연하진 않지만 세상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는 감정 위주의 액션이죠. 반면 현재는 잘 다듬어지고 능숙해보이는 액션을 담으려고 했어요. 걱정도 있었어요.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을 끝내자마자 합류해서 몸에 무리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제가 체력이 너무 좋더라고요.(웃음)"

'택배기사'의 글로벌 흥행을 이끈 김우빈은 지난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약 2년 간 투병했다. 최근 완치 판정 이후 영화 '외계+인 1부', tvN '우리들의 블루스' 등을 통해 성공적인 복귀를 알리며 한동안 비워뒀던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다시 차근차근 채워가고 있다. 건강을 회복하기까지 받은 뜨거운 응원과 사랑을 이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게 꿈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에요. 근데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면 혼자 투정부리곤 했어요. 물론 지금도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지만 자꾸 감사한 게 더 생각나요. 촬영 현장에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하고요. 그런 평범한 일상을 잊지 않으려고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이번에 '택배기사'를 작업하면서도 느낀 점이 많은데요, 5-8은 난민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버림받아 아파했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원했잖아요. 저 역시도 '택배기사'를 본 시청자분들이 '우리는 행복할 의무가 있다'고 느끼셨으면 해요. 매일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서로 사랑하면서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라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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