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존재다. 그러나 누군가는 말 없이 떠난다.”
친했던 친구, 함께 일하던 동료, 오랜 연인이어느 날부터 연락이 닿지 않기 시작합니다.
연락을 해도 답이 없고, 무슨 일인지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특별한 다툼도 없었는데, 어쩐지 ‘이젠 끝난 것 같다’는 느낌만 남습니다.
요즘 이런 이별이 많아졌습니다.
‘잘 지내’라는 인사 한마디 없이 끝나는 관계.
그 사람은 왜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을까요?
말 없는 이별, 왜 더 많아졌을까?

예전에는 누군가와 멀어지기 위해서도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관계도 버튼 하나로 쉽게 연결되고, 또 그렇게 쉽게 끊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말 한마디 없이 관계를 끊는 행동, 이른바 잠수 이별이나 조용한 단절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누군가와 조금씩 멀어지다가 결국엔 아예 연락이 끊기는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졌습니다.
물론, 말없이 떠나는 사람이 모두 무책임하다고만 보긴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불편한 대화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어떤 사람은 감정이 너무 소모돼 더는 이어갈 힘이 없어서 그렇게 조용히 자리를 비웁니다.
그 마음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침묵의 끝은 대체로 남겨진 사람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1.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은 평소에도 자신의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습니다.
기분이 안 좋거나 섭섭한 일이 있어도 말보다는 행동이나 침묵으로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죠.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아”라는 말로 감정을 감춥니다.
대화 중 불편한 이야기가 오가면 화내기보단 말없이 자리를 피하거나, 그냥 없는 일처럼 넘기는 모습이 익숙합니다.
이런 방식은 겉으로는 조용하고 갈등이 없어 보이지만 쌓인 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채 계속 남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말 없이 등을 돌리는 이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 갈등 상황에서 자리를 피하는 사람

누군가 서운한 마음을 털어놓을 때, “그냥 넘어가자”거나 “그런 얘기 왜 해”라는 반응을 보이던 사람이라면 갈등 자체를 회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그걸 꺼내 이야기하는 걸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정면으로 마주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언젠가부터 대화에 소극적이 되고 메시지나 연락에도 뜸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예 연락이 끊기는 일이 생깁니다.
사소한 오해나 감정의 틈도 대화를 통해 다듬지 않으면 관계는 쉽게 흩어지게 됩니다.
3. 관계에 책임을 지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

어떤 사람은 관계를 끝낼 때조차 ‘굳이 말해야 하나?’, ‘말하면 더 복잡해질 것 같아’라고 생각합니다.
헤어짐을 고하는 순간, 상대방이 상처받을까봐,자신이 미안해질까봐,그냥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걸 선택합니다.
요즘엔 관계도 어떤 물건처럼 필요할 땐 가까이 두고, 불편하면 내려놓는 듯한 방식으로 다뤄지곤 합니다.
하지만 관계는 그렇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사라진 쪽은 홀가분할 수 있어도 남은 사람은 이유도, 감정도, 마무리도 없이 오랫동안 찜찜함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누군가를 떠난다는 건,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감정은 달라지고, 관계도 끝날 수 있지요.
하지만 어떤 이별은 그 끝맺음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래도록 남은 사람의 마음을 다르게 만듭니다.
한 마디 말로도 충분했을 겁니다.
“요즘은 마음이 잘 안 맞는 것 같아”
“우리 관계는 여기까지인 것 같아”
그 말 한마디가 있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지는 건 아닐지라도, 적어도 상대방은 헛된 기대 속에 머무르지는 않게 됩니다.
관계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마지막에도 말을 꺼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상처는 이별 때문이 아니라, 이유 없이 사라지는 데서 시작된다.” 당신이 떠나는 사람이든, 남는 사람이든 그저 짧은 인사 한마디면 됩니다.
그것이 어쩌면, 그 관계의 마지막 예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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