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배구 성지' 유관순체육관에서 기적 같은 뒤집기 쇼가 펼쳐졌습니다. 27일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2(23-25, 21-25, 25-18, 25-22, 15-13)로 꺾고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1, 2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에이스 허수봉의 각성과 함께 '리버스 스윕'을 완성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 85%를 선점했습니다.

"알리 29점도 소용없었다" 우리카드 원정 9연승 행진, 천안에서 멈춰 서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에서 준PO를 뚫고 올라온 우리카드의 '광풍'이 지배했습니다. 아시아쿼터 알리는 2세트에만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치는 등 총 29득점(공격 성공률 65.71%)으로 현대캐피탈의 수비 라인을 초토화했습니다. 박철우 대행의 절묘한 작전 타임까지 맞아떨어지며 우리카드는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갔고, '원정 불패'의 신화가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홈 승률 66.7%는 허명이 아니었습니다. 3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은 전략 대신 '힘'을 선택했습니다. 1, 2세트 범실로 흔들리던 허수봉과 레오가 약속이라도 한 듯 살아나기 시작했고, 우리카드는 급격한 체력 저하와 함께 쏟아지는 범실에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다 잡은 대어를 놓친 박철우 대행은 경기 후 "3세트에 끝내려다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며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허수봉이 지배한 140분" 공격 성공률 68.75%의 경이로운 클러치 능력

냉정하게 분석하자면, 이날 경기는 '허수봉의 시간'이었습니다. 허수봉은 팀 내 최다인 27득점을 올렸는데, 특히 승부처였던 3세트 9득점과 5세트 마지막 매치 포인트를 끝내는 퀵오픈은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초반 부진했던 레오(21점)가 살아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 아포짓 신호진(10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도 역전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반면 우리카드는 외국인 선수 아라우조의 체력 방전이 뼈아팠습니다. 경기 중반부터 스텝이 꼬이며 결정적인 공격 범실을 연발했고, 4세트 21-22까지 추격한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박철우 대행이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 일부러 화까지 내봤지만, 한번 넘어간 흐름과 떨어진 체력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확률 85% 잡은 블랑호" 29일 장충에서 챔프전 확정 지을까
이제 현대캐피탈은 오는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숙적 대한항공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역대 남자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비율은 85%에 달합니다.

필립 블랑 감독과 허수봉-레오 쌍포의 화력이 다시 한번 폭발할지, 아니면 안방으로 돌아가는 우리카드가 알리의 화력을 앞세워 반격에 성공할지 배구 팬들의 시선은 이제 장충으로 향합니다. "급해졌다"고 자책한 박철우 대행과 "기세로 밀어붙이겠다"는 현대캐피탈의 2차전 혈투는 모레 오후 7시에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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