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중동 사태 한 달…미국·이란 협상 전망은?
[앵커]
중동 사태가 시작된 지 이제 한 달이 넘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진척이 있는 건지, 지상군 투입이 실제로 임박한 건지, 전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인데요.
황동진 기자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공격 유예 시한이 이제 일주일로 다가왔는데요.
협상, 잘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전 보도에서 보셨듯이 특유의 화법으로 협상이 잘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중재국인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제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는 파키스탄과 터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4개국 외무장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회담 후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도 며칠 안에 의미 있는 협상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샤크 다르/부총리 겸 파키스탄 외무장관 : "파키스탄은 향후 양측 간의 의미 있는 회담을 주최하고 촉진하여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의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 회의에서는 미국의 핵심 요구 가운데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외에도 4개국이 참여하는, 호르무즈 통과 원유 수송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유예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열흘 더 연장했잖아요.
협상 일정을 고려한 걸까요?
[기자]
꼭 그렇지는 않은 듯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공격 유예를 알린 건 현지 시각으로 지난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서입니다.
뉴욕 증시에서 S&P 500지수가 1.74%, 나스닥 지수가 2.38% 급락한 직후였는데요.
협상에 대한 비관적 전망으로 유가까지 급등하면서 공격 유예를 발표했습니다.
협상이 미국 측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이란과 핵 협상 중에 전격 공습한 전력이 있다 보니 이번에도 연막작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또, 대규모 공습으로 무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무기 보급을 위한 시간벌기용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미군은 전쟁 초기부터 16일간 만 천 발이 넘는 탄약을 사용했고 비용적으로는 260억 달러, 39조 원 넘게 쏟아부었는데요.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현재 속도대로라면 미국의 핵심 무기는 한 달 내 소진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미국의 협상 능력에 대해 국내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면서요?
[기자]
트럼프식의 즉흥 외교가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비판입니다.
예측 불가능성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지만, 전략 부재를 반영한다는 겁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대니얼 커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외교를 실패로 평가하면서 목표 자체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 외교관들을 배제하고 중동 외교를 부동산 업계 출신인 친구 윗코프와 사위 쿠슈너에게 맡겨 현재의 위기를 헤쳐나갈 유능한 전문가도 없다는 겁니다.
바이든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했던 제이크 설리번도 윗코프와 쿠슈너가 지난 2월 이란이 제시한 핵 관련 절충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전쟁이 시작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란이 핵 문제 해결에 상당한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제안을 내놨지만, 협상단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도 이코노미스트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은 자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장기전이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생기고 있는데, 에너지 위기에 이어 식량난이 올 수 있다고요?
[기자]
중동은 질소와 요소 등 핵심 비료 원료의 주 생산지이고요.
전 세계 해상 운송 비료의 3분의 1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에 질소 비룟값은 70%가량 급등했습니다.
요소는 50%, 암모니아는 20% 올랐는데요.
특히 질소 비료는 제때 주지 못하면 작황이 바로 줄어든다는 겁니다.
아직은 비축량이 있어서 견딜 수 있는 상황이라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바로 생산량 감소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면 밀과 옥수수, 쌀 등 주요 작물의 수확이 줄어 먹거리 가격이 뛰는 '애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위험이 커집니다.
이럴 경우 식량 수입량이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료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인도가 특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오른 비룟값에 농가들의 수익성도 문제가 될 텐데요.
이 때문에 미국 내 54개 농업 단체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제책을 마련해달라고 공동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에너지 위기뿐 아니라 농업과 식량 문제 등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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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진 기자 (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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