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날이 점점 따뜻해지며 나들이를 떠나기 좋은 봄이 다가오고 있다.
겨우내 조심해야 했던 빙판길은 영상으로 오른 기온에 녹아 사라졌고, 운전자들은 쾌적한 실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히터가 아닌 에어컨을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계절의 변화로 사람과 자동차의 대응 환경이 바뀌는 것처럼, 따뜻해진 날씨에 따라 도로 위 위험 요소도 새로운 것들로 변모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도로 위 지뢰'라 불리는 포트홀이다. 포트홀은 주전자를 뜻하는 'Pot'와 구멍을 뜻하는 'Hole'의 합성어로 도로에 생기는 작고 동그란 구덩이를 뜻한다. 이 작은 홀들은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통행량에 상관없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주행 중 밟게 될 경우 구덩이에 바퀴가 빠지며 타이어와 휠에 충격을 가해 작게는 휠 변형이나 타이어 파손을 야기하고, 심한 경우 차량 전복에 이르는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매년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포트홀 사고
발생하는 포트홀의 숫자도 결코 적지 않다. 한국도로공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발생한 고속도로 포트홀 개수는 총 2만4027개이며, 도로공사의 포트홀 사고 배상 건수는 같은 기간 총 9939건, 배상액은 155억원에 달한다. 매년 4800여 건에 달하는 포트홀이 고속도로 위에 생기고 그중 1800여 건이 배상 필요가 있는 사고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는 국도 및 지방도로의 발생 건수를 포함하지 않은 고속도로에서만 발생한 건수를 집계한 것으로, 일반 도로에서 발생하는 건수까지 포함한다면 운전자들의 실제 피해는 통계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렇게 매년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포트홀. 이 작은 구멍은 과연 어떻게 생성되는 것일까. 포트홀이 발생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봄에 발생하는 포트홀의 경우 겨우내 얼어 단단했던 토양층이 봄 기온에 녹아 물러지거나, 비를 배수하는 과정에서 무너져 내려 아스팔트에 균열이나 구멍을 내 생성된다.
물론, 처음부터 무조건 구멍이 나는 것은 아니고, 처음 생긴 균열 사이에 눈이나 비가 스며들어 높은 일교차에 얼고 녹기를 반복해 균열 크기를 키우거나, 무거운 화물차들이 균열 위를 통과는 과정에서 도로를 파손해 생성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성된 포트홀은 평상시엔 도로에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전방주시만 잘 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운전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포트홀을 그대로 지나치곤 한다. 하지만 비로 포트홀이 물에 잠겨 정상적인 도로와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면 '지뢰'라는 별명에 걸맞은 위험 요소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포트홀을 확인했다면 지자체나 도로공사에 문의해 빠른 처리를 요구하는 것이 좋다.
신고 방법도 어렵지 않다. 포트홀과 같은 보수가 필요한 구간의 사진을 찍어 '도로이용불편 척척해결서비스 앱'에 제보하면 된다.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면 해당 도로의 지자체 담당자에게 전화 신고도 가능하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파손 도로 신고자에게 보상이 지급되는 경우가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지금부터 파손 도로 신고를 실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