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4일차 (네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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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로도동발사도 이제는 2일차


정말로 쿠시로를 떠날 때가 되자 어느덧 정이 들은건지

마음 한켠에 애수가 느껴진다


하지만 인연이 닿으면 우리는 다시 만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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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근처 킷사텐에서 로망이던 모닝 세트를 먹었다


카페에서 이렇게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건

한국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일이기에

꼭 한번 체험해보고 싶었다


구성 ㅆㅅ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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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열리는 신기한 열차 하나사키선을 타고 달린다


창문을 여니까 풍경 보기에 아주 좋다

가끔 터널 들어 갈 때 존나 매캐하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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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최동단역인 히가시네무로역


근데 이 쪽 하나사키선이 계속 폐선 검토중인 곳이라

폐선되면 JR 최동단역 타이틀은 시레토코샤리역이 가져간다

마침 그 역에서 이 여행기 분량을 쓰고 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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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때는 허겁지겁 타서 몰랐는데 나름 알록달록한 열차였다


근데 돌아올 때는 얄짤없이 1량짜리 고물열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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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요 네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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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버스센터로 달려가 노삿푸행 표를 산다


왕복권을 1970엔에 파니 뚜벅이 여행자들은 투어 신청한거 아니면 이걸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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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달리다보면 다시마를 말리는 어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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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노삿푸미사키 입갤

근데 사람이라곤 맨날 최소한의 인구만 보이던 도동에 웬일로 인파가 있나 싶더니

무슨 뭐 평화집회 한다고 각 지역 지자체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냥 평범한 평화집회인줄 알았다

사람들이 북방영토 반환하라를 외치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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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꺼가 아니라니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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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점을 나타내는 '그 구조물'


이제 최동단을 찍어버렸으니 나머지 세 곳도 찍어야하는 저주가 걸렸다


좆됐네 가고시마는 언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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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삿푸미사키 끄트머리에 있는 폐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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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쪽이 이제 진짜 일본의 동쪽 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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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쿠릴열도의 섬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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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폐등대 울타리 너머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처음에 비석 보고 저기 내려갈 수 있는건지... 이거 어글리코리안인가 고민했는데

뒤에서 나타난 닛뽄진들이 손수 시범을 보여줘서 나도 내려갔다


경치가 우마이데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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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관 가서 반환서명운동에 분탕도 좀 쳐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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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단 신사도 찍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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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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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단 증명서 받는 곳


나무위키에서는 북방관에서 받으라는데 북방관은 더 이상 안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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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www


인생 도전과제 하나 깬 기분이다

이걸 군바리 신분으로 깰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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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도로 네무로 시내로 돌아간다


어김없이 있는 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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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치를 봤으니 맛있는 밥의 시간이다


네무로 하나마루 네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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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의 명물인 하나사키가니와 히카리모노를 잔뜩 쳐먹었다


제기랄 하나마루 나는 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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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쯤하고 네무로에서 퇴갤하거나 숙소로 들어가지만


나는 아직 볼 곳이 하나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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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조류관찰대가 있는 이 곳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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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쿠니타이

한자로는 춘국대라고 쓰는 곳이다


전에 모 유동이 추천해주길래 계획에 넣었는데

정보가 별로 없어서 동선 짜는데 좀 애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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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근데 올 가치가 충분했다


뭐냐 이 광활한 자연은

황량하고 고독한게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인간이라고는 요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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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심부 숲에서 개쫄려서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갔다


곰 주의 표지판을 본 직후 수풀에서 움직이는 무언가를 보는건

심장에 대단히 좋지 않은 일임을 깨달음


인간이란 자연 앞에서 그저 무력하다는걸 느꼈다

공포에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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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건 신사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슌쿠니타이 올 놈들은 모기 기피제 하나 사와라


내 주위에 알짱거리는게 날벌레가 아니라 전부 모기였다는걸 깨닫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숙소 가서 세어보니 슌쿠니타이에서 16방 물렸었다

미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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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찌어찌 네무로 시내로 돌아와서 밥 먹었다


저녁은 홋케구이와 텟포지루

홋케는 임연수어고 텟포지루는 도동식 게장국이다

하나사키가니를 듬뿍 넣어 국물이 아주 지린다


이 참에 하나사키가니의 맛을 묘사하자면

꽃게보다 좀 더 향이 적고 깔끔하며 단맛이 아주 진한 게다

도동 오면 꼭 먹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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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훈(연어젓갈)이 있길래 시켜봤는데


밥도둑을 넘어서 밥괴도키드다 그냥


무 오로시랑 같이 밥에 얹어 먹으면 두 공기도 뚝딱할 수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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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로로 돌아가는 길 역시 왔던 길 만큼 2시간 40분의 장거리기에


마감 직전의 식자재마트를 습격했더니 전리품이 상당했다

어떻게 연어말이가 194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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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어라 네무로


그래도 당일치기 컨텐츠 정도는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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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돌아가는 열차의 상태가?


열차에 선풍기가 왜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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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동안 JR홋카이도의 처참한 역 퀄리티를 안주로 맥주를 빨았다


저런 역이 남아있으니까 괴담 같은게 생기는거 아닐까?


다시 한번 사철이 JOAT라는걸 느끼며 쿠시로로 돌아가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