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 연속 감소… '1인 가게'의 심각한 퇴장 [아카이브]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
자영업자 비중 20% 밑으로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10%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세계 각국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전체 근로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9개국 중 7위를 차지했다. 한국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53.1%), 브라질(32.1%), 멕시코(31.8%), 그리스(30.3%), 튀르키예(30.2%) 등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자영업자 비중이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월평균 자영업자 수는 563만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9.7%를 기록했다. 1963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1963년 37.2%에 달했던 자영업자 비중은 1989년 28.8%, 2003년 27.3%, 2023년 20.0%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1~8월 기준) 처음으로 2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기준 자영업자 비중도 20%에 못 미칠 수 있다.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아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숱했지만, 지금의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팬데믹 국면은 그럭저럭 버텼지만 고물가‧경기침체 등을 이겨내지 못한 채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대다수라서다.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12개월 연속 감소한 건 자영업자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참고: 8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574만5000명으로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올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저임금 수준(월 206만740원‧주40시간 근로 기준) 미만으로 버는'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의 25.4%로 가장 많았다.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은 23.8%, '최저임금 수준 이상~250만원 미만'을 버는 비중은 15.2%였다. 그만큼 한계상황에 처한 자영업자가 숱하다는 거다.
실제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올해 2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0조원으로 전년 동기(1043조원) 대비 1.6% 증가했다.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0.2%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9월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자영업자 차주借主 간 소득‧신용도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향후 자영업자 차주 중 회생 가능성이 낮은 취약 자영업자에게 새출발 기금을 지원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채무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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