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라. 육대전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물인데, 갑자기 부대에서 3개월 동기제를 실시하게 되어 혼란스럽다는 군인의 이야기이다. 특정 기간에 입대한 병사들이 동기로 묶이는 것을 생활관 동기제 라고 하는데 실제로 동기제는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전군 동기제 등 굉장히 다양하다.
군생활 소통 커뮤니티앱 ‘마편’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최근 전역한 병장들이 부대별로 제각각인 동기제에 끊임없는 불만을 표출하고 그냥 동기제를 전군 통일하면 안되냐고 말하고 있는데 유튜브 댓글로 “육군 동기제는 왜 부대마다 다른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생활관 동기제 문제는 매주 신병이 들어오고 전체 병력도 많은 육군에서 특히 논란의 대상이 된다. 공군 등은 매달마다 정해진 기수에 따라 새로운 신병이 들어오고 생활관도 동기들로만 정해진 인원 수를 다 채울 수 없어서 근접기수를 추가로 배치하기 때문. 2022년 기준 육군병력은 36만5000명으로 해병대, 해군, 공군 셋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육군이 상대적으로 병사가 훨씬 많다는 건 알겠는데, 부대마다 동기제가 다른 거랑 무슨 관련이 있는걸까?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출신의 예비역 대령이자 ‘마편’을 운영중인 엄효식 대표에게 물어봤다.
전 합참 공보실장, 국방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엄효식
“예를 들어 전방에 있는 부대는 이제 400명 되지만 또 후방에 있는 부대는 대대급 병력 해봐야 100명도 안 되는 데도 있거든요. 부대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거는 오히려 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같은 3개월 동기제를 적용한다고 해도 병력이 많은 부대에서는 그 기준이 알맞게 적용될 수 있지만 병력이 적은 부대에서는 3개월 동기제가 6개월 동기제처럼 심하게는 전군 동기제 같은 느낌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거다

또 각각의 부대마다 가지고 있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는데
전 합참 공보실장, 국방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엄효식
“보통 사단 같은 경우에는 대대가 수십 개가 있는데 부대의 임무와 성격도 되게 많이 다르거든요.순수하게 보병들만 있는 부대가 있고 그다음에 전차가 있는 부대가 있고 포병 부대가 있고.."

그런데 동기제 자체에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6개월 동기제의 경우 1월부터 6월까지 동기, 7월부터 12월까지가 동기인데 7월에 입대한 사람을 기준으로 자신보다 6개월 늦게 들어온 12월 입대자는 동기이지만, 겨우 1개월 빨리 입대한 6월 입대자는 자신의 선임이 된다. 극단적인 예로 단지 하루 차이로 “난 선임이고 넌 후임이야”가 결정될 수 있다는 거다. 최근 전역한 예비역 병장에게도 물어봤는데 실제로 초번과 말번에 해당하는 병사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육군 예비역 병장 정OO/3개월 동기제
"보이지 않는 벽이나 거리감이 좀 있었습니다. 군번으로 치면은 동기이긴 한데 나는 일병인데 누구는 상병이고 1월 군번 사람들이 3월 군번을 거의 동기로 인정 안 해주는 듯한 느낌?"

또 지휘관 판단하에 동기제를 결정하기 때문에 갑자기 지휘관이 중간에 바뀌게 되면 동기제가 확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때 어제의 동기가 선임이 되는 굉장히 웃픈 광경이 펼쳐지게 된다.

동기제가 최초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과거 2010년으로 되돌아간다. 부조리한 병영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국방부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중 하나가 생활관에서 후임병을 괴롭히는 사례가 많으니까, 동기끼리 생활관을 쓰도록 바꿔보자고 하였고 그때 나온 게 생활관 동기제였다. 본격화된 건 2014년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윤일병 사건> 그리고 임병장 총기 난사사건 등을 거치면서 병 동기 기간을 대폭 확장했다.

하지만 과연 생활관 동기제 시행으로 병영문화가 개선되고 가혹행위가 줄어들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전 합참 공보실장, 국방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엄효식
“그 안에 있는 애들은 정말 자기들이 야 우리는 완전 평등한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을 할까요? 사람들 마음이 다 똑같지가 않은지라 보면 그 안에서도 나름 암묵적인 쟤는 좀 약한 사람 이런게 또 구분이 아마 될 거에요”

특히 동기제를 몸소 겪고 있는 현역들과 간부, 이를 실제로 경험했던 예비역들의 의견까지 폭넓게 들어보고 개선점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 합참 공보실장, 국방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엄효식
“제가 최근에 전역한 병장들을 한 10여 명 만나봤는데 다 한마디씩 하더라고요. 동기제 생활관에 대해서 이거 좀 문제가 있다. 인위적으로 동기라고 만들어준 이것 때문에 또 다른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닌지 계속 들여다보고 이제 지휘관이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이 제도의 문제점은 없는지 보완해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 노력을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