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새해 첫날, 자살 위험 특히 높다

부산대 이환희 교수 연구팀 분석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공통으로 월요일과 새해 첫날에 자살 위험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살 예방을 위한 맞춤형 행동 계획 수립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부산대 캠퍼스 전경. 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이환희 교수 연구팀은 1971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 등 26개국의 자료 170만여 건을 바탕으로 요일·공휴일별 자살 위험 패턴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자살 위험의 시간적 변동을 다룬 연구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서구권에 편중돼 다양한 문화권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산대 연구팀은 한국을 포함해 26개국 740개 지역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자살 위험 패턴을 조사했다. 연구는 다국가 다도시 협력 연구 네트워크(Multi-City multi-Country, MCC)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1971년부터 2019년까지의 일별 자살 건수와 일평균 기온 데이터를 포함한 170만 건 이상의 사례 분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모든 국가에서 월요일에 자살 위험이 가장 높았다. 새로운 주기가 시작될 때 절망감이 커져 자살 위험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는 ‘깨진 약속 효과(Broken Promise Effect)’가 가장 유력한 가설로 설명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새해 첫날에도 모든 국가에서 자살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크리스마스의 경우 국가마다 자살 위험의 패턴에 차이가 있었으며, 많은 국가에서 공휴일 이후 자살 위험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남성이 여성보다 월요일과 새해 첫날 같은 특정 시점에 자살 위험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요일과 새해 첫날에 자살 위험이 가장 높다는 분석 결과는 자살 예방 전략 수립 시 특정 요일과 시기에 맞춤형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국가에 통합된 접근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요일 및 휴일에 따른 자살 위험이 공간적·문화적 요인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근거 기반의 자살 예방 이론이 더욱 강화되고, 효과적인 자살 예방 전략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The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