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의 친위대” 스위스 근위병, 500년 전통 이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군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선종했다. 이제 바티칸은 차기 교황 선거에 돌입했다.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된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이 비밀투표에 나선다. 최종 교황 선출까지 외부와 격리된 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가 계속된다. 현재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직을 맡고 있는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도 차기 교황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황 선거와 함께 재조명되고 있는 '직업군'이 있다. 바로 교황을 보호하는 근위병이다.
바티칸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군대가 있다. 바로 1506년 교황 율리오 2세가 창설한 스위스 근위대(Garde Suisse Pontificale)다. 불과 135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이 부대는 ‘교황의 친위대’ 역할을 맡으며, 교황청 안팎의 경호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의 형형색색 전통 복장은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하다.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이 어우러진 중세식 유니폼은 미켈란젤로가 디자인에 관여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스위스 국적·가톨릭 신자만 가능… 174cm 이상, 미혼이어야
하지만 이들의 길은 화려한 제복만큼이나 험난하다. 스위스 근위대에 들어가기 위해선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원자는 반드시 스위스 국적을 지닌 가톨릭 신자여야 하며, 신장 174cm 이상, 남성, 그리고 19세에서 35세 사이의 연령대여야 한다. 또 25세 전까지는 미혼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보유해야 한다.
입대 후에는 26개월 이상 복무가 기본이며, 이를 통해 ‘정예 병력’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들은 현대식 자동화기 훈련뿐 아니라, 전통 무기 및 무술 훈련까지 섭렵한다.
월 1200유로 급여… 바티칸 안 전용 숙소 제공
스위스 근위병들은 바티칸 시국 내 병영에 거주하며, 교황의 모든 공식 일정에 동행한다. 필요시 몇 분 안에 교황 곁으로 출동할 수 있도록 상시 대기 상태를 유지한다. 월급은 약 1200유로(약 175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숙소와 식사는 바티칸에서 제공된다.
스위스 근위대와는 별도로, 바티칸 내 일반적인 치안은 바티칸 헌병대(Gendarmerie du Vatican)가 담당한다.
그러나 교황의 경호는 전적으로 이 근위병들의 책임이다.
“가장 작지만, 가장 헌신적인 군대”
스위스 근위대는 단순한 의전병이 아니다. 500년 넘는 전통 속에서, 단 한 번도 교황을 배신하지 않은 군대로 알려져 있다. 유럽 역사상 가장 헌신적인 군대로도 손꼽힌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군대지만, 그 사명감은 그 어떤 대군보다 강하다”는 말이 괜한 찬사가 아니다. 오늘도 바티칸 광장에서, 그들은 조용히 교황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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