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매거진-MATCH〉 도시남자 vs 시골남자, BMW X2 vs 뉴 MINI 컨트리맨 JCW

뉴 MINI 컨트리맨 JCW(좌),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PROLOGUE

작년 9월, BMW 그룹이 독일 뮌헨에서 콘셉트카 '비전 노이어 클라쎄'를 공개하고 향후 출시될 파생 모델에 전동화, 디지털화, 자원순환성 등 세 가지의 비전을 녹여낸 다양한 파생 모델을 만들겠다 선언했다.

이후로도 올해 3열 열린 본사 연례 기자 회견과 지난달 개막을 알린 2024 부산국제모빌리티쇼에서 비전에 대한 내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제로 BMW는 지난해 하반기 신형 5시리즈 출시를 시작으로, 출시되는 신차에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iDrive라 불리는 디지털 운영체제를 적용하고, 실내・외 디자인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며 녹여내는 비전의 농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2024년 하반기를 맞아 이 자리에 모인 두 대의 차량도 브랜드가 지향하는 색깔이 다를 뿐 각자의 방식대로 BMW가 제시하는 비전을 녹여낸 모델들이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BMW의 쿠페형 SUV,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디자인 전성기를 맞이하다

지난해까지 엔트리 모델 시장에서 조금은 아쉬운 행보를 보였던 BMW가 올해 초 신형 X2를 출시하며 엔트리 라인업의 대 반란을 예고했다.

올해 4월, 1세대 X2 출시 6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신형 X2는 과거의 해치백과 SUV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던 애매한 디자인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실제로 마주한 신형 X2의 외관은 이전 세대의 DNA를 계승한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신차가 출시된 것이라 생각될 만큼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과거 곡선을 주러 사용한 디자인으로 다소 밋밋했던 외형 디자인은, 굵은 선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강인한 모습을 연출했으며, 전면부 보닛과 측・후면 패널에 볼륨감을 더해 콤팩트한 차체 크기를 지녔음에도 차가 작아보이지 않는 느낌을 선사한다.

신형 X2의 전면부는 한층 거대해진 키드니 그릴과 날카로운 4 아이즈 LED 헤드램프를 기반으로 한 BMW의 최신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그릴 상단 가장자리에는 엔트리 급임에도 야간에 은은한 조명으로 존재감을 자아내는 아이코닉 글로우가 적용됐으며, 하단 범퍼의 공기 흡입구는 지면으로 넓어지는 삼각형 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해 차가 더 웅장해 보이는 효과를 줬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측면부는 과감하게 돌출된 휠아치와 지붕에서부터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을 기반으로 BMW 특유의 날렵한 SAC 스타일을 완성했다. 콤팩트한 엔트리급 모델의 경우 측면부를 봤을 때 찐빵처럼 찌그러진 모습을 하고 있는 차량들이 종종 있었는데, 신형 X2는 이전 세대 대비 차체 길이가 195mm, 높이는 65mm, 휠베이스가 20mm 늘어나 콤팩트 SUV답지 않은 균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후면부는 측면에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과 불룩 솟은 리어 펜더 디자인을 통해 고성능 쿠페 디자인을 연출했다. 가로형 테일램프와 뒷유리 하단에 배치된 리어 스포일러는 차가 한층 더 스포티해 보이게 만들어 준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MINI 맞아? 조금 앞선 미래에서 마중 나온듯한 MINI 컨트리맨 JCW

MINI도 BMW와 마찬가지로 전동화 브랜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MINI 브랜드에서 그 시작을 알린 모델은 지난 2017년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3세대 뉴 MINI 컨트리맨이다.

지난 6월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시장에 등장한 뉴 MINI 컨트리맨 JCW는 1960년 첫 선을 보인 1세대 MINI 컨트리맨의 디자인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전면부는 MINI 특유의 원형 헤드램프와 둥글둥글했던 기존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직선적인 요소를 부여해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을 완성했다. 기존 원형에서 다각형으로 변모한 헤드램프는 신형 미니 쿠퍼와 마찬가지로 클래식, 페이버드, JCW 등 세 가지의 특별한 램프 디자인을 제공하며, 라디에이터 그릴의 블랙 하이그로시 마감은 몰딩의 폭을 줄이고 형태를 단순화해 간결하면서 현대적인 인상을 구현했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고성능 차량인 JCW 모델에는 레이싱 플래그를 형상화한 그릴 디자인과 함께, 지붕과 사이드 미러, 에어 커튼 및 외장 패널 등에 검정 외장색과 대비되는 칠리 레드 컬러 포인트가 적용된다.

측면부로 시선을 옮기니 이전 세대보다 확연히 커진 차체가 필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실제로 이전 세대 모델보다 길이가 150mm, 너비가 25mm, 전고가 150mm 높아졌다. 크기가 커지긴 했지만, 옆모습 자체는 MINI 쿠퍼의 앞과 뒤를 늘려 확대한 듯한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후면부는 볼륨감을 더한 패널 가장자리에 디자인이 변경된 세로형 유니언 잭 램프가 눈에 띈다. 이 램프도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시그니처 LED 라이트를 지원한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패밀리룩을 입다

강인한 모습으로 변모한 외관만큼 실내 인테리어도 큰 변화를 이뤘다. 신형 X2에는 운전석부터 센터페시아까지 이어지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BMW의 최신 인테리어 디자인이 적용됐다.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이 커다란 화면은 BMW의 최신 운영체제 'BMW OS 9'이 적용돼 T-맵 기반 내비게이션과 다양한 서드파티 앱 서비스를 지원한다. 변속기도 미래적인 이미지의 토글 방식 레버가 적용됐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차체 크기가 커진 만큼 실내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배치된 베간자 스포츠 시트는 아틀라스 그레이와 스모크 화이트 조합의 투톤 컬러 조합을 통해 개성있는 분위기와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엔트리급 모델이라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통풍 시트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쉽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2열 공간은 170cm의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헤드룸과 레그룸에 각각 주먹 두 개 정도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트렁크는 기본으로 560의 공간을 제공하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70에 달하는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원형 OLED 디스플레이에 여유로운 공간 활용성까지

뉴 MINI 컨트리맨의 실내는 미니 쿠퍼와 마찬가지로 삼성 디스플레이와 협업을 통해 탄생한 9.44인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MINI 특유의 인테리어 구성을 그대로 채택했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자동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적용한 지름 240mm의 원형 OLED 터치스크린은 MINI의 최신 운영체제인 MINI 오퍼레이팅 시스템 9이 적용됐다. 이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T-맵 기반 한국형 MINI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차량 내 주행 정보를 송출해주며, 유료 구독 서비스인 MINI 커넥티드를 통한 게임, 비디오 스트리밍, 서드파티 앱 사용과 같은 확장 기능을 지원한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익스피리언스 모드는 MINI 쿠퍼보다 1가지 더 많은 총 8가지의 모드를 제공한다. 사용 방법은 MINI 쿠퍼와 동일하며 구성은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고-카트 모드, 그린, 코어와 상황에 따라 특별한 분위기를 설정할 수 있는 비비드, 타임리스, 밸런스, 퍼스널 등 기존 7가지에 트레일 모드가 추가된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실내 소재는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직물 소재를 입혔고,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과 센터 콘솔에는 산뜻한 분위기를 더해줄 직물 스트랩을 적용했다. 앞좌석 하단에는 바구니를 닮은 앙증맞은 수납공간이 자리 잡았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운전석과 동승석에는 레드와 블랙 컬러가 조합된 스포츠 시트가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쿠션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허리와 엉덩이를 시트에 잘 고정해줘 경쾌한 주행에도 몸이 배기지 않는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2열 공간은 무릎공간과 머리공간 모두 여유로우며 시트는 전후 위치와 등받이 각도를 모두 조절할 수 있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트렁크 공간은 기본 505를 제공하며, 2열 시트를 접으면 공간이 1530까지 확장된다.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역동적인 디자인에 대비 얌전한 X2의 주행감성

BMW X2에는 2.0ℓ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발휘한다. 엔진과 맞물리는 7단 스텝트로닉 자동 변속기는 DCT 미션 특유의 빠른 체결감을 무기로 저속부터 고속구간까지의 쾌적한 가속을 돕는다.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됐지만, 주행감성 자체는 의외로 정숙하다. 물론, 스포츠 모드를 켜고 과감한 주행도 가능하지만, 엔진 튜닝이 일상 주행에 맞춰져 있어서인지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우리가 알고 있는 BMW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뿜어내진 않는다. 오히려 이코노미 모드를 설정하고 적당한 출력으로 일상 영역을 누볐을 때 돌아오는 피드백이 더 만족스럽다.

새롭게 적용된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은 두 가지의 모드를 통해 일상 영역과 스포츠 주행 영역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컴포트 모드에선 한 체급 위 모델의 승차감이라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하며, 익스트림 모드에서는 댐퍼를 단단하게 조율해 차를 거칠게 몰아붙여도 금방 자세를 제어해준다. 소음 및 진동 대비도 잘 되어있어 엔트리급 모델답지 않은 정숙한 실내 경험을 제공한다.

BMW의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는 급격한 코너링 시에도 접지면을 제대로 잡아준다. 4개의 바퀴를 굴림 차량임에도 실연비는 약 14km/ 정도를 유지했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형제차 맞아? JCW다운 강렬한 주행감각이 일품

고성능 모델인 뉴 MINI 컨트리맨 JCW에는 최고출력 317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는 MINI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DCT 변속기가 탑재된다. 여기에 MINI의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ALL4'가 기본으로 장착돼 AWD 차량 특유의 민첩한 주행감성을 즐길 수 있다.

X2와 배기량은 유사하지만 뉴 MINI 컨트리맨 JCW는 스포츠 주행에 특화된 세팅을 기반으로 MINI 특유의 고-카트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이제 막 시동을 걸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우렁찬 배기음이 필자의 귀를 간지럽히며 어디로든 떠날 수 있음을 알려온다.

이제 MINI 익스피리언스 모드를 누르고 고-카트 모드를 켠 뒤 액셀 페달을 밟아보자. 그러자 묵직한 엔진음과 함께 용수철처럼 4.5M 길이의 차가 앞으로 튕겨져 나아간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5.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조향이 필요한 코너에서도 꽤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준다. 컨트리맨이 MINI 치고 덩치가 큰 편이라 와인딩에 적합하진 않지만 고성능 모델에 탑승한 김에 간단히 중미산 코스를 체험해보기로 한다.

잘 깔린 아스팔트 포장 도로를 달리다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국도를 달리니, MINI 특유의 통통 튀는 승차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전 세대보다 확실히 세팅이 안정화 되어 있어 이전 세대 모델처럼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니다.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지 않고 D 모드로 주행했음에도 변속기가 상황에 맞게 기어를 빠르게 체결하며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전 세대 컨트리맨보다 변속기가 더 스마트해진 느낌이다. 패들 시프트를 사용한 수동 변속도 반응이 빠릿하다. 왼쪽의 다운시프트 스위치를 길게 당기면 약 10초 동안 부스트 모드가 활성화돼 한층 더 강력해진 JCW의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다.

뉴 MINI 컨트리맨 JCW(좌),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CONCLUSION

한 지붕 아래에서 태어난 두 대의 콤팩트 SUV가 올 하반기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비슷한 크기와 비슷한 배기량의 파워트레인을 재료로 사용했지만, 두 차량은 BMW와 MINI 각자의 브랜드가 쌓아온 헤리티지를 쌓아 서로 완전히 다른 성격을 지닌 SUV로 재탄생했다.

BMW X2 xDrive20i M 스포츠 패키지는 콤팩트한 크기의 차량에서도 럭셔리한 경험을 즐기고 싶은 이에게 적합하다. 현대적인 모습으로 거듭난 SAC 디자인은 이전보다 한층 젊어진 인상을 지녔음에도 분위기가 가벼워 보이지 않으며, 그릴 바깥을 은은하게 비추는 아이코닉 글로우는 엔트리급 모델임에도 한 체급 위의 차량이 부럽지 않은 승・하차감을 제공한다.

뉴 MINI 컨트리맨 JCW, BMW X2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반면, 뉴 MINI 컨트리맨 JCW는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른 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유분방함을 매력으로 어필한다. 아이코닉한 디자인과 강렬한 고-카트 필링을 선사하는 주행감성은 운전자의 오감을 즐겁게 하며, 8개의 MINI 익스피리언스 모드는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에게 특별한 실내 경험을 선사한다.

두 차량의 성격을 사람으로 표현하자면, BMW X2는 당신에게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리어, 컨트리맨은 당신이 언제나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활발하게 떠들며 분위기를 띄워주는 인싸 친구같은 느낌이다.

이제 당신 성격에 맞는 파트너만 고르면 될 일이다.

SPECIFICATION_BMW X2 xDrive20i M SPORT PACKAGE

길이×너비×높이 4555×1830×1590mm | 휠베이스 2690mm | 공차중량 1720kg

엔진형식 I4T, G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204ps | 최대토크 30.6kg・m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7.4초 | 최고속력 231km/h

연비 10.8km/ℓ | 가격 6830만원

SPECIFICATION_NEW MINI COUNTRY MAN JCW

길이×너비×높이 4445×1845×1645mm | 휠베이스 2690mm | 공차중량 1740kg

엔진형식 I4T, 가솔린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317ps | 최대토크 40.8kg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5.4초 | 최고속력 -km/h

연비 10.3km/ℓ | 가격 67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