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살 이후의 생활비는 사람마다 다르다고들 말하지만, 막상 계산해보면 일정한 흐름이 있다. 은퇴 후의 소비 패턴은 젊을 때와 전혀 다르고, 돈이 쓰이는 구간도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대충 이 정도겠지’라는 감으로 준비하면 금방 불안이 찾아온다.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 현실적인 수치를 차분하게 짚어본다.

1. 기본 생활비는 월 150만~200만 원이 현실적인 출발선이다
식비, 관리비, 교통비, 통신비 같은 기본 지출은 생각보다 단단하게 유지된다. 나이가 들면 큰 소비는 줄지만, 생활의 골격을 이루는 비용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특히 혼자 사느냐, 부부가 함께 사느냐에 따라 체감은 달라져도 실제 지출은 그리 극적으로 줄지 않는다. 이 구간이 흔들리면 다른 항목도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계산해야 하는 영역이다.

2. 건강 관련 비용은 평균 월 30만~50만 원을 예상해야 한다
60세 이후의 지출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건강비다. 정기적인 검사, 약값, 물리치료, 비급여 항목까지 더하면 생각보다 꾸준히 비용이 발생한다.
젊을 때는 가벼운 통증으로 넘겼던 것도 나이가 들면 치료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평균값보다 더 들기도 한다. 노후 계획에서 건강비는 선택이 아니라 ‘고정 비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3. 여가·사교비는 최소 20만~40만 원은 별도로 마련하는 편이 좋다
60세 이후의 삶은 관계와 즐거움이 없으면 금세 지루함에 빠진다. 여행을 자주 가지 않더라도 취미 비용, 소소한 만남, 가족 행사 같은 지출이 지속된다.
이를 지나치게 아끼면 생활은 유지되지만 하루가 무거워지고, 삶에 활력이 떨어진다. 적당한 여가 비용은 ‘사치’가 아닌 일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4. 세 항목을 합치면 월 220만~290만 원이 가장 안정적인 생활비로 잡힌다
이 정도 범위가 지나치게 절약하지 않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노후의 평균선이다. 지역·주거 형태·건강 상태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지만, 기본 골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금액을 넉넉히 잡을수록 예기치 않은 지출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결국 이 수치는 불안하지 않게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기준점이 된다.

노후의 생활비는 숫자가 아니라 감각의 문제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구체적인 계산에서 마음의 안정이 시작된다.
준비된 사람은 같은 금액으로도 훨씬 가볍게 살아가고, 기준이 없는 사람은 늘 불안에 시달린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방향을 잡을 수는 있다. 그 방향을 잡는 출발점이 바로 ‘현실적인 생활비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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