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못 보는 감독이 만들었다는 섬뜩한 공포영화

  • [인터뷰] 영화<귀신 부르는 앱 0> '귀소' 김동하 감독
'귀신 부르는 앱 0' 포스터 / 하트피플 제공

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귀신 부르는 앱 0>가 화제다. 이 작품은 각 감독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강한 인상을 주며, 이를 하나로 엮는 '귀신 부르는 앱'이란 소재가 흥미를 자극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귀신 부르는 앱 0>의 에피소드 '귀소'는 가족 안의 공포와 파괴를 그린 음습한 작품이다. 딸 여름은 오랜만에 집을 향하고, 그곳에서 엄마 미숙을 비롯해 구성원들과 충돌을 겪는다. 그 형태는 가장 무섭고 섬뜩한 광기로 표현된다.

'귀신 부르는 앱 0' 스틸컷 / 하트피플 제공

키노라이츠는 이 작품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동하 감독을 부천에서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미디를 주로 만들어 온 그는 점프 스케어 중심의 공포영화를 잘 못 본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도전을 마친 그의 이야기는 영화만큼 흥미를 자극하는 시간이었다.

'귀소' 김동하 감독

Q ‘귀신 부르는 앱’이란 소재를 바탕으로 어떻게 시나리오를 구상했는지 궁금합니다.
핸드폰에 앱이 깔리면서 공포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여기서부터 아이디어가 시작되었어요. 핸드폰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락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동시에 표면적인 관계만 유지하고 쌓여있는 불만은 이야기하지 못하는 단절의 도구라고 여겨요. 가족 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마음은 서로 얼굴을 바라볼 때 나온다고 봐요. 이 관계성을 악령을 통해 공포 장르로 풀어낼 수 있다고 여겨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귀신 부르는 앱 0' 스틸컷 / 하트피플 제공

Q K 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일본 공포영화를 연상시킵니다. 공간에서도 이런 인상이 강하게 느껴지고 말이죠. 분위기에 있어 의도한 점이 궁금합니다.
A 제가 코미디를 하던 감독이라 공포 장르에서는 레퍼런스가 좀 필요했어요. 깜짝 놀라는 스타일의 공포영화는 잘 못 봐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작품이나 2000년대 초반 한국 공포영화(장화홍련, 여고괴담 같은) 같은 걸 참고했어요. 보니까 구옥에서 오는 공포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공간을 열심히 찾았어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집은 정릉에 있는 단편영화를 많이 촬영하는 곳이에요. ‘귀소’의 경우 롱테이크가 많아서 공간을 잘 이용해야 되겠다고 여겨 장소에 심혈을 기울였어요.

'귀신 부르는 앱 0' 배우 이진하
'귀신 부르는 앱 0' 배우 김자영

Q 극중 공포의 핵심이 되는 건 여름과 미숙의 관계입니다. 두 캐릭터를 캐스팅하는데 있어 어떤 이미지를 생각하고 임했는지 궁금합니다.
A 여름의 경우 차가운 이미지를 먼저 생각했어요. 감정적이지 않고 냉정한 K 장녀 느낌? 장녀는 아니지만, 실질적인 장녀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를 찾아다녔어요. 이진하 배우는 ‘50cm’라는 단편을 보고 소개를 받았어요. 여름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스팅을 했어요. 어머니 역할은 웃는 게 무서워야 한다고 여겼어요. 점프 스케어를 작품에 안 쓰려고 노력해서 이미지적으로 섬뜩함이 필요한 역할이었는데 (김자영) 선생님한테 좀 그렇긴 하지만... 무서운 면이 있었어요.(웃음) 재작년 부천에서 같은 단편 섹션에 묶인 작품에서 뵈었는데, 그때 그 작품이 코미디 장르였어요. 그런데 웃는 모습이 무섭다고 여겨져서 섭외를 드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