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10%·은 30% 폭락… 금·은 시장 덮친 ‘워시 쇼크’

곽창렬 기자 2026. 2. 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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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시가총액 1경원 증발

금, 은, 비트코인 시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지명의 쇼크를 가장 먼저 받았다. 급등세였던 국제 금값은 지난달 30일 10%쯤 급락했고, 은도 30% 가까이 폭락했다. 비트코인도 급락하며 8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미국 금융 전문지 벤징가는 “’워시 쇼크’ 탓에 금, 은이 역대급으로 폭락했고, 관련 주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고 했다.

◇‘투기자금 몰렸던 금·은' 7조 달러 증발

지난달 30일 새 연준 의장으로 워시가 지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월가 주식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S&P500은 0.43%, 나스닥은 0.94% 하락했다.

그래픽=박상훈

하지만 금, 은, 비트코인 등 비주류 자산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현물 값은 온스당 4865.35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하루 전보다 9.83%나 급락한 것이다. 금값은 지난 28일 역대 최고가 5400.25달러를 찍기도 했었는데, 이틀 만에 5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은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은 현물은 지난달 30일 온스당 84.7달러로, 전날보다 27%나 폭락했다. 장중 역대 최고가(121.76달러)보다는 30% 넘게 떨어졌다. 이번 폭락으로 금, 은 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약 7조4000억달러(약 1경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트코인도 ‘워시 쇼크’를 받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일 비트코인은 7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6%가량 떨어지며, 8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매파일까, 트럼프 충복일까’…헷갈려하는 시장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아직 투자자들이 워시표 통화정책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그간 거론됐던 의장 후보자 중 가장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라는 평가에 비주류 시장은 격렬하게 반응했지만, 그가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이라는 평가도 있어 주류 시장은 관망세라는 것이다.

워시의 과거 발언을 보면 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시절 연준 이사로 있으면서 각종 통화 완화 정책을 반대했다. 금융 위기가 덮쳤던 2008년에는 추가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2011년에는 연준의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채권을 사들여 돈을 푸는 것)에 반대하며 사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워시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우호적이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이력 탓에 그가 긴축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보면서 금·은 등에 몰렸던 투기 자금이 발을 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워시는 최근 금리 인하에 동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7월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주저하는 파월 연준 의장에 불만을 갖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회사 나틱시스의 하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는 규제 완화나 감세 같은 정책이 전체 경제의 생산성을 촉진할 수 있다고 믿는데, 이는 금리를 급격히 인하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지명 직후 “그는 분명히 금리 인하를 원한다”면서도, 워시가 자신에게 금리 인하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워시는 청문회를 거쳐 5월 취임하면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부터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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