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적자 탈출 하자마자 설비투자 1兆 이상↑···재원은?
감가상각 종료 및 영업수익으로 현금 확보
신기술 및 기존 설비 보완 중심 투자 집행
IT용 OLED 등 신설 투자는 올해도 없을 듯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4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1조원 이상 확대한다. 올해 대형 OLED 라인 등 주요 설비의 감가상각 종료에 따라 큰 폭의 비용 절감이 예상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내부 현금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단 설명이다.
다만, 올해 투자 역시 신규 증설보단 기존 설비를 보완하는 형태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IT용 OLED 8.6세대 라인 신규 투자에 대해서도 고객사 수요, 기술 현황 등 시장 여건을 좀 더 지켜본 뒤 판단하겠단 입장이다.
19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조원 중후반대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1조 4000억원으로, 이보다 1조원가량 투자 규모를 늘린단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연간 설비투자 규모 또한 2022년 5조 2000억원 이후 2023년 3조 5000억원, 2024년 2조 2000억원, 2025년 1조 4000억원 등 계속 줄여왔다.
올해는 감가상각 종료에 따른 비용 절감과 연내 영업활동에 따른 수익을 재원으로 삼아, 다시 설비투자 규모를 늘린단 방침이다.

올해 영업활동에 따른 수익도 투자 재원에 보탤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17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1조 3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19일 파주 러닝센터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본적으로 투자 재원은 내부 현금흐름에 의한 것과 부족액에 대한 외부 차입 두가지인데, 우리 회사는 올해 감가상각이 3조 8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올해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순수익을 더해서 영업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하고 잇다"며, "예상되는 감가상각과 영업 현금흐름에 비춰볼 때 그 규모는 올해 계획하고 있는 투자액(2조원 중후반대)의 절반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회사 운영 기조는 재무 건전성을 향상하는 데 있고, 이에 투자가 이뤄지고 남은 부분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도 8.6세대 IT용 OLED 신설 투자는 건너뛸 듯
작년 대비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렸지만, 올해도 신규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는 어려울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 밀린 대형 LCD 사업을 과감히 매각해 고부가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운영하는 한편, 2024년과 2025년 몇차례 희망퇴직 실시로 고정비 감축에 나서는 등 원가 개선 활동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미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투자에선 경쟁사 대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으로 8.6세대 IT용 OLED에선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주요 패널업체들도 지난 2023년부터 잇따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공장 가동을 준비 중인데, LG디스플레이는 아직 투자 계획조차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해당 투자 계획 시 최소 4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IT용 OLED는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애플의 OLED 채용 확대로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IT용 OLED 출하량은 지난해 2420만대 수준에서 올해 3070만대로 증가하고, 2029년엔 5300만대까지 크게 뛸 것으로 예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애플 아이패드·노트북용 OLED 패널 물량은 기존 6세대, 8세대 라인으로 대응을 지속한단 계획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IT용 OLED 중형 부문에서 많은 분들이 우리의 투자 부분과 관련해 걱정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고객별, 제품별 비전을 수렴해 향후 캐파(생산능력)를 추가할 때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 쪽으로 준비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이 우리가 원하는 상태가 될 때 진행 중인 사업들을 공유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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