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지방 혜택은] 이차전지·반도체부터 AI 로봇·SMR까지…TK 전략산업 세제 혜택 ‘호재’
포항·구미 첨단소재 투자 강화…대구 로봇 생태계도 지원 효과 관심

정부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이차전지·반도체·인공지능(AI) 로봇 등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에 나서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포항·구미를 중심으로 한 경북의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산업과 대구의 로봇산업이 정부의 세제 지원 방향과 맞물리면서 지역 기업들의 실질적인 생산 물량 확대와 추가 투자 유치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내걸고 전략산업의 생산 기반 확충과 지방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방안을 담았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국내생산 세액공제 신설이다. 정부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 소재, AI(인공지능) 로봇 부품 등 6대 분야에서 국내 생산 확대가 필요한 품목을 선정해 생산·판매량에 따라 2036년 말까지 소득세와 법인세를 세액 공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차등 지원 체계를 마련해 지방 기업이 수도권보다 최대 1.5배 많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에 생산시설을 둔 기업들은 제조 원가와 가동 부담을 낮추고 생산시설 확대를 검토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신설되는 국내생산 세액공제는 기존의 투자 중심 세제 지원과 별도로 국내에서 직접 생산·판매한 적격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량에 연동해 세액을 공제하는 방식이다. 핵심 공정을 국내에서 수행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국내 제조 기반 확충과 전략산업의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장기간에 걸친 세제 지원이 기업들의 국내 생산과 신규 투자 유인을 높이고, AI 로봇 부품과 첨단 소재 등 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생산 중심 세제 지원은 대구·경북의 전략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북에서는 이차전지 산업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은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이차전지 소재 기업을 중심으로 양극재 등 핵심 소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구미 역시 기존 전자·소재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일부 이차전지 소재·부품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어 관련 투자 확대와 생산 경쟁력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이차전지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주요국의 자국 중심 산업정책 강화로 국내 생산 기반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번 세제 지원이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막고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구미 반도체 산업 역시 관심 대상이다. 구미는 반도체 웨이퍼 소재 기업인 SK실트론을 비롯해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세제 지원 효과가 직접적으로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는 이미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 혜택을 받고 있지만, 생산량 비례 세액공제까지 추가되면 지역 소재·부품 기업들의 실질적 비용 부담 완화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에서는 로봇산업이 이번 세제개편안의 수혜 분야로 거론된다. 정부가 AI 로봇 부품을 신설되는 국내생산 세액공제 대상 6대 분야에 포함하면서 지역 로봇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과 로봇산업 클러스터 육성 등을 통해 관련 기업과 연구 기반을 확충해 왔으며, 제조업과 연계한 로봇산업 생태계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생산 세액공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지역 로봇 및 로봇부품 기업들의 생산 확대와 투자 여건 개선,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국가전략기술 지원 대상을 기존 수소에서 SMR(소형모듈원자로)과 MMR(초소형모듈원자로) 등을 포함한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인 경주와 원자력 수소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에너지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미래형 에너지 기술이 국가전략기술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에 대해 기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체계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돼 민간 투자 확대와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제 기업별 세제 혜택 여부는 향후 시행령으로 정해질 세부 적격 품목과 공제 기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대구·경북의 주요 전략산업 상당수가 정부의 세제 지원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향후 지역 기업들의 투자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세제 지원의 실효성은 결국 적격 품목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대구·경북의 주력 산업이 지원 대상에 폭넓게 포함될 경우 기업들의 생산 확대와 신규 투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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