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외인' 떠난 후 1무 8패, 바닥찍은 롯데→'가을야구' 불투명…ML 38승 투수가 구해낼 수 있을까?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10승을 수확한 터커 데이비슨과 결별한 직후 롯데 자이언츠가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38승' 세단 벨라스케즈가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할 차례다.
롯데는 지난 7일 큰 결단을 내렸다. 올 시즌에 앞서 애런 윌커슨을 대신해 영입한 터커 데이비슨과 결별하고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8승을 수확한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한 것이었다.
이는 롯데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럽지만, 도전적인 선택이었다. 데이비슨이 10승을 수확하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지만, 이닝 소화 능력 등에서 아쉬움을 보이고 있었던 만큼 롯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 데비이비슨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데이비슨이 팀을 떠나게 된 후 롯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는 커녕 성적이 바닥을 뚫고 들어가고 있다. 롯데는 7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무려 8연패를 당했다. 팀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바닥을 찍은 여파가 매우 컸다.
불협화음이 심해도 너무 심했다.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주는 날에는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고, 타선이 침묵을 끊어내고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일 때에는 마운드가 무너지는 흐름이 반복됐다. 특히 전날(17일)의 경우에도 롯데는 연패를 끊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지난 14일 한화전과 마찬가지로 불펜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롯데는 데이비슨이 떠난 후 1무 8패로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벌어둔 성적을 바탕으로 여전히 3위를 유지하는 중. 하지만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2위 한화와 격차가 무려 8경기까지 벌어진 까닭. 이제는 중위권 팀들의 추격을 뿌리쳐야 할 때다.
현재 롯데는 4위 SSG 랜더스와 불과 1경기차로 앞서 있고, 공동 5위 KIA 타이거즈, KT 위즈, NC 다이노스와 간격도 2.5경기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은 최악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또다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남길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일정도 녹록치 않다. 롯데는 19일부터 잠실에서 '선두' LG 트윈스와 맞붙은 뒤 22~24일 창원으로 이동해 NC를 만나는 원정 6연전을 치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19일 LG를 상대로 KBO리그 두 번째 등판을 갖는 벨라스케즈의 어깨가 무겁다. 물론 마운드만 탄탄하다고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가 자멸하는 것이 아니라면, 타선이 시원하게 점수를 뽑지 못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야 한다.
일단 첫 등판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한화를 상대로 3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박살이 났다. 단순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영입했던 것이 아니었던 만큼 아쉬움은 배가 됐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이를 만회하는 투구를 보여줘야 한다. 과연 벨라스케즈가 위기에 빠진 롯데를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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