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미쳤다" 입소문, 4000명 러너들 몰려왔다…시골마을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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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놓인 지역사회가 자신만의 고유성을 내세워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특색있고 매력적인 지역자원을 입힌 브랜드로 주목받으면서 지방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를 머니투데이가 직접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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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놓인 지역사회가 자신만의 고유성을 내세워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특색있고 매력적인 지역자원을 입힌 브랜드로 주목받으면서 지방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를 머니투데이가 직접 다녀왔다.
포장되지 않은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 러너'라면 누구나 꿈꾸는 코스가 있다. 몽블랑 산맥이 지나는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3개국 19개 도시를 거쳐 171km를 완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트레일 러닝 대회 '울트라 트레일 드 몽블랑(Ultra Trail du Mont Blanc, 이하 UTMB)이다. UTMB는 인구 8000여명의 프랑스 소도시 샤모니에서 매년 8월 마지막주에 열리는데 1만여명이 대회에 참가하고, 약 일주일간 참가자들의 가족 등 4만여명이 찾는다.
인구 2만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전북 장수군이 행정안전부의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지원사업'으로 '트레일빌리지'를 구축해 한국의 샤모니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유다. 하지만 놀랍게도 불과 1년여 만에 그 꿈이 실현돼가고 있다.
2022년 지역 청년동아리로 시작한 '장수러닝크루'를 중심으로 첫 대회가 열렸고, 매년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 벌써 4차례의 트레일레이스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만 4000여명의 러너들이 장수군에서 트레일레이스를 뛰었고, 이들의 경험담이 소셜미디어 등으로 공유되고 퍼지면서 장수군이 이례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레일레이스를 위해 14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이 장수군을 찾아왔다.
장수군의 트레일레이스 흥행 뒤에는 경기 시흥시 출신의 트레일 러너인 김영록 장수러닝크루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장수군에 정착하면서 트레일레이스 대회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29일 만난 그는 "국내외 다양한 트레일레이스 대회를 다녀봤지만 장수군 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인 코스도 찾기 어렵다"면서 "특히 다른 지역 트레일 코스가 돌길이 많은 반면 장수군의 코스는 흙길이 많아 부상 위험도 적고, 계곡을 건너기도 하는 등 트레일레이스 코스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일레이스 코스 일부 구간에 직접 가보니 걷기만 해도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끝에 올라서자 김 대표가 왜 장수군에 매력을 느꼈는지 금세 알 수 있었다. 트레일레이스를 뛰면서 내려다보이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모습은 형언할 수 없이 매력적이었다.
실제로 장수군 트레일레이스 코스의 경우 등산로 등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 다른 지역 코스와 달리 레이스만을 위한 코스를 새로 만든게 눈에 띈다. 1km 정도 끊어진 구간은 새로 이었고, 걷기 힘든 곳에는 계단(600m)을 놓았다. 사유지에는 양해를 구해가며 길을 이어나갔다. 행안부와 신한금융그룹이 함께 지원에 나섰고, 그렇게 현재 25km부터 최대 100km에 달하는 트레일레이스 코스가 완성됐다. 최근에는 각종 트레일레이스나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장수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구감소는 물론 최근 지역활력 지표로 활용되는 '생활인구' 측면에서도 힘을 받지 못하던 장수군은 내친 김에 '국제산악관광도시'로 크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유기환 장수군 기획팀장은 "장수군은 주변에 산이 많아 오랜기간 지역 내에서도 고립돼 있었고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오히려 산악 자원에 경쟁력이 생기면서 트레일레이스 대회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제는 대회가 열릴 때마다 지역주민들도 직접 트레일레이스 코스에 나와 응원에 나선다. 그만큼 앞으로 열릴 트레일레이스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날 만난 장수군 토박이 김종석씨는 "트레일레이스가 열리는 기간 장수군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확실히 지역에 생기가 생긴 것 같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장수군을 찾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수(전북)=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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