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역시 우주명차! 오토클러치 더한 BMW R1300GS 어드벤처
“어~왼쪽 핸들에 클러치 레버가 없네..R1300GS 어드벤처에 처음 적용한 오토클러치가 도심 정체구간에서 이렇게 편할 줄이야~”
올해 11월 등장한 BMW 더 뉴 R1300GS 어드벤처를 강원도 홍천 일대에서 시승하고 느낀 소감이다.
GS 어드벤처는 라이더에게 '모터사이클의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별명도 이에 걸맞게 ‘우주명차’다. 전면 디자인이 외계인을 닮은 듯 독특한데다 더 이상의 바이크가 없다는 의미다.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GS 어드벤처를 사게 되고 이후 “다른 모터사이클에 눈이 가지 않는다”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형 GS 어드벤처는 디자인부터 남다르다. “웅장하면서도 날렵하다”는 두 가지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무려 30L에 달하는 알루미늄 연료탱크가 거대한 덩치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한 번 주유로 혹독한 도로라도 3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디자인은 연료탱크를 감싼 부분이 사각형으로 변신하면서 다소 사이버틱해 보인다. 처음에는 생소한 느낌도 들었지만 시승하는 동안 눈에 익으면서 사이버틱이 주는 매력도 남달랐다. 여기에 GS 특유의 전면 인상을 좌우하는 LED매트릭스 헤드라이트 역시 인상적이다.
시승 모델은 전동 윈드 스크린 옵션이 들어간 트리플 블랙이다. 가격은 3960만원이다. 처음 시트에 앉는 순간 역시 GS 어드벤처 높이가 실감이 났다. 870mm 시트고라 178cm 신장의 기자도 처음에는 당황스럽다. 기자가 타는 BMW R1100S보다 시트고가 15cm 이상 높은 듯했다.
상위 트림인 옵션 719(가격 4330만원)를 선택하면 정차했을 때나 시속 30km 이하가 되면 자동으로 30mm가 내려가는 ‘적응형 차고 조절’시스템이 적용된다. 로우시트까지 적용하면 최대 800mm까지 낮출 수 있다. 키가 작아 어드벤처 구입을 고민하던 라이더에게는 반가운 사양이다.
GS 어드벤처의 또다른 매력은 2기통 박서 엔진 특유의 투터운 토크대다. 신형 GS는 역대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제공하는 공수랭식 수평대향 엔진을 장착했다. 배기량은 기존 1250cc에서 1300cc로 커졌다. 7750rpm에서 최고출력 145마력으로 기존 대비 11마력 올라갔다. 토크는 6500rpm에서 149Nm이 나온다. 온로드에서 시속 200km 이상 손쉽게 찍을 수 있는 어드벤처 바이크라는 얘기다.
시동을 걸기위해 왼쪽 클러치 레버를 당기려고 했지만 레버가 없다. GS 어드벤처 처음으로 ‘오토매티드 시프트 어시스턴트(ASA: Automated Shift Assistant)’를 적용해 클러치 없이 변속이 가능해졌다.
왼쪽 핸들에 달린 ‘오토모드(A) 수동모드(M)’ 전환 버튼을 누르면 자동과 수동을 오간다. 자동에 놓으면 라이더는 오른쪽 스로틀을 감거나 풀어주면 6단 기어가 주행 상황에 맞게 변속이 된다. 장거리 주행뿐 아니라 도심 정체 구간에서 무척 편리하다.
아울러 GS 어드벤처를 타는 라이더는 스탠딩 주행을 자주 한다. 이럴 경우 클러치 조작 없이 스로틀만 당기면 되니 무척 편하겠다. 수동 모드는 클러치 레버만 없을 뿐 기존 방식과 동일하게 왼발로 변속을 진행하면 된다.
“대형 모터사이클이라면 반클러치로 변속을 하면서 냅다 달려야 재미지”라고 생각하는 라이더도 꽤 많을 것이다. 이날 신형 GS 어드벤처로 홍천 시가지를 지나면서 자동변속기의 매력을 십분 맛봤다. 클러치를 당기지 않아도 되니 너무 편했다. 당연히 왼손 통증도 해결된다. 장거리 투어를 해본 사람은 자주 클러치를 잡으면서 찾아오는 통증을 이해할 것이다.
인스트럭터 설명을 듣고 전원 ON 상태에서 버튼으로 시동을 걸었다. 박서 엔진의 중후한 음감이 배기음과 함께 전달된다. 날씨가 쌀쌀해 열선을 작동했다. 좌우 핸들 그립뿐 아니라 시트까지 열선이 들어온다. 3단계 조절이 가능하다.
오토모드에 놓고 오른쪽 악셀을 당기면서 스로틀을 열었다. 가볍게 순항을 시작한다. 가속이 진행되면 처음 느끼는 진동이 전달된다. 자동 DCT 변속 충격이다. 스토틀을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면 변속 충격이 확실히 줄어든다.
수동에 비해 다소 어색한 부분은 있지만 3,4단에서 업 시프트가 생각보다 일찍 되면서 기어를 물고 늘어진다. 연비 및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한 변속 튜닝인 듯싶다. 오른쪽 그립을 감아쥘 때마다 “철커덕, 철커덕..” 소리뿐 아니라 변속 충격도 전달된다.
살짝 전해지는 변속 충격이 주행을 더 신나게 해준다. 악셀을 계속 감아줬더니 어느새 디지털 계기판이 세 자리수로 치닫는다. 계기판에는 시속 80km 전후에서 6단이 체결된 이후 고속 항속을 이어간다.
자동이 지겹다면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전환하거나 발로 기어 시프트를 진행하면 수동모드로 바뀐다. 그러다가 신호등 앞에서 속도를 줄이면 어느 순간에는 자동모드로 전환된다. 수동에서 기어 변속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환해 주행 상황에 맞는 기어를 체결해주는 것이다. 결국 시동이 꺼질 일이 없다는 것이다.
오르막 정지 구간에서는 브레이크를 꽉 잡으면 ‘오토홀드’가 자동으로 체결된다. 뒤로 밀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구형 바이크를 타는 기자 입장에서 가장 부러운 기능이었다. 소위 제자리에서 넘어지는 ‘제꿍’ 걱정이 상당 부분 사라진 셈이다.
차량 후진을 위한 '중립(N)'은 오른쪽 브레이크를 두 번 연속 당기면 된다. 처음 이 기능을 몰랐다가 임도에서 U턴을 할 때 후진을 못해 식은 땀을 흘려야했다.
시속 100km를 넘나들면서 전동 조절식 윈드스크린이 제 몫을 한다. 왼쪽 버튼으로 윈드스크린을 세워 바람을 막아주니 라이딩이 훨씬 편안한다. 고속 주행을 하다 횡단보도 앞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잡고 멈춰봤다. 자동 변속이라 철커덕 소리와 함께 기어 단수가 내려간다.
GS 어드벤처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가 확실한 제동능력이다. 신형 GS는 공차 중량 269kg으로 기존 모델(R1250 GS 어드벤처)에 비해 불과 1kg 늘었다. 거구에 중량이 꽤 나가지만 부드럽게 원하는 대로 멈춰준다. 특히 2채널 ABS가 작동하면서 확실한 브레이킹을 보여준다.
또다른 매력은 온로드뿐 아니라 오프로드까지 편안한 승차감이다. 라이딩 어시스턴트 기능을 채용해 노면 요철이 심할 경우 한없이 부드러우면서도 고속에서는 단단해지면서 안정감을 더해준다. 거대한 연료탱크를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해 시트 포지션도 한결 편해졌다.
BMW코리아 모터라드 관계자는 “메인 프레임은 판금 쉘로 제작해 강성을 보강했고 리어 프레임은 격자형 튜브 구조로 승차감이 더 편해졌다"며 ""동시에 러기지 시스템을 손쉽게 탈부착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WMTC 기준 공인 연비는 20.4km/L지만 조금 당기면서 주행하면 통상 15km/L 정도 나온다. 이날 시승 때도 그 정도가 나왔다. 물론 시속 100km 이내에서 항속 주행을 하면 30km/L도 찍을 수 있다.
굳이 단점을 꼽이라면 처음 적용한 자동 DCT의 울컥거림과 진동을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기자에게 이 부분은 수동의 재미를 살려둔 요소로 운전의 재미와 긴장으로 다가왔다. 그냥 그립만 당기고 부드럽게 나간다면 스쿠터와 뭐가 다를까.
R1300 GS 어드벤처는 기존 장점에분 편안한 자동클러치의 매력까지 더했다. 물론 혼다나 야마하도 비슷한 기능을 먼저 선보였지만 GS 어드벤처와는 경우가 다르다. 자동클러치 및 편의장비 보강을 하면서 가격도 꽤 올랐다. 여기에 3박스와 탱크가방 등을 달면 5천만원대가 돼야 손에 쥘 수 있다.
장거리 투어를 자주하고 서울 대도심 정체가 불편했던 라이더라면 하루빨리 계약을 해야 한다. 11월1일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갔지만 벌써 상위 트림은 거의 완판에 가깝다고 BMW코리아 모토라드 관계자가 귀띔해준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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